6년차 애니메이터인 여자와 시나리오를 쓰며 ‘해뜰날’을 기다리는 남자가 한 집에 산다.걸려오는 전화를 눈치껏 여자만 받아야 되는,동거다.알뜰한 여자가 흥정만 하다돌아선 구멍가게에서 장난기가 발동한 남자는 봉지가 넘치도록 딸기를 사담아들고 뒤따라간다.이런 풍경들은 그대로 명랑만화의 한 대목이다.꽃무늬 치마에 구겨진 면티셔츠를 잘도 입는 소박한 여자 와니는 김희선,와니 앞에선 늘웃기만 하는 남자 준하는 주진모가 맡았다.
영화 ‘와니와준하’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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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니와준하’김희선
김용균 감독의 데뷔작 ‘와니와 준하’(23일 개봉·제작청년필름)는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순정영화’다.주인공의 노트에서 만화가 튀어나오면서 화면이 열리면,영화는내내 투명한 감수성을 전해주려 애쓴다.무엇보다 그 점은이 영화만의 독특한 개성이자 강점이다.
유학을 떠난 배다른 남동생 영민(조승우)이 돌아온다는소식에 와니는 마음이 흔들린다.이제 영화는 영민이 와니의 첫사랑이었다는 사실,둘의 감정이 얼마나 살뜰했었는지를 한뼘씩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하지만 와니와 준하의 감정이 와르르 큰소리로 무너지는 법은 없다.영민과의 추억에 마음을 뺏긴 와니,그녀가 자주 했던 말들이 영민이 즐겼던 것들임을 확인하면서도 준하는 말이 없다.
담담한 대사와 표정만으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김희선의 연기가 몰라보게 성숙했다.하지만 차분하고 예쁜 영화를 지나치게 의식한 탓일까.이렇다할 갈등이나 화해의움직임이 없어 진공상태에 빠진 듯 답답한 느낌을 주기도한다.
황수정기자
2001-11-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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