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술’ 비난도… “재미로 봐 달라”
임진(壬辰)년 새해를 앞두고 유통업계에 흑룡 (黑龍) 마케팅 바람이 거세다.내년은 임진년으로, 천간(天干)의 아홉째 글자인 임(壬)이 물과 검은색을 상징해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가 된다고 유통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SK플래닛 11번가는 최근 용 무늬가 들어 있는 중량 1㎏짜리 ‘흑룡 은괴’(순도 99.99%)를 판매하고 있다.
11번가는 이와 함께 세뱃돈 봉투에 넣을 수 있는 ‘행운의 황금 흑룡 지폐’도 팔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2년 흑룡 순금 여의주를 잡아라’ 이벤트를 벌여 내달 한 달간 상품을 주문하는 고객 2천12명을 추첨해 1등 12명에게 ‘소원성취 순금 여의주’(37.5g)를 증정한다.
흑룡 주(酒)도 인기다.
LG상사는 이달 6일 허영만 화백과 함께 만든 띠 와인의 세 번째 시리즈인 ‘용 와인’을 선보였는데 판매량이 내달 초 1만병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국순당은 라벨에 흑룡이 그려진 스파클링 막걸리인 ‘오름’을 출시했다.
병을 개봉할 때 자연 발생한 탄산성분으로 내용물이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 흑룡이 승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외에도 아이스크림 업체인 배스킨라빈스는 흑룡 모양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내놨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도 흑룡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내년 1월 4일까지 흑룡 관련 상품을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하는 흑룡 특별전을 열고 있다.
’용(龍) 막걸리’와 ‘JD 용무늬 삼각팬티’ 등 용이 그려진 다양한 제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복주머니로 만든 대형 흑룡 조형물을 제작해 전시하며 새해 분위기를 돋우는 한편 내년 1월 8일까지 홈페이지에 새해 소망을 올린 고객 1명을 추첨해 1천만원 상당의 용 그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가 다분히 인위적으로 ‘흑룡의 해’라는 단어를 만들어 상술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따져보면 2007년 황금 돼지의 해(丁亥年), 작년 백호의 해(庚寅年) 등 60년마다 돌아온다는 특별한 해가 최근 드물지 않게 반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상품을 만들어 고가에 판매하기 위해 흑룡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왕이면 새해를 즐겁게 맞이하자는 의미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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