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 낮추려 인하 불가피” 제당업계 “국내 기반 무너질 것”
설탕 관세를 대폭 낮추는 세법 개정이 1년 만에 재추진되면서 정부와 제당업계 간 공방이 일고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관세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제당업계는 국내 산업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10일 제당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을 통해 설탕 기본관세율을 현행 30%에서 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설탕 관세를 내리면 저가 수입 설탕이 들어와 국내 설탕 가격이 하락하고, 설탕을 원료로 하는 생필품 가격도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설탕시장은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사가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어 가격 경쟁이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제당업계는 면사와 주정박, 견사 등 다른 품목의 기본관세율은 1% 포인트가량만 낮추면서 유독 설탕은 25% 포인트나 대폭 인하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맞선다. 게다가 지난해에도 설탕 관세율을 35%에서 5%로 내리려다 국회 반대로 30%로 낮췄는데 또 인하하는 것은 일관성 결여라는 반박이다.
CJ제일제당 측은 “설탕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은 0.04%에 불과하다.”면서 “베네수엘라가 2003년 설탕 관세를 전면 철폐한 뒤 제당산업이 붕괴된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2-08-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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