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되는 해운사발 충당금 공포…은행권 ‘비상’

가시화되는 해운사발 충당금 공포…은행권 ‘비상’

입력 2016-04-27 14:43
수정 2016-04-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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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창명해운 법정관리에 거액 충당금 쌓아

해운사 구조조정에 따른 시중은행들의 ‘충당금 공포’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 같은 거대 해운사뿐 아니라 중견 해운사가 법정관리로 치달으면서 은행의 건전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견 해운사인 창명해운이 지난 11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농협·신한·KB·우리은행 등 4대 대형은행이 거액의 충당금을 쌓았거나 쌓아야 할 형편에 놓였다.

이들 은행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는 약 6천8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의 시중은행 익스포저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해운 익스포저는 2천190억원, 현대상선은 2천16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명해운에 대한 은행별 익스포저는 농협은행이 4천90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704억원), 신한(약 700억원), KB국민은행(585억원) 순이다.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채권은행은 해당 업체의 채권을 회수의문 또는 추정손실로 분류해야 한다. 빌려준 대출이 부실채권화되면서 대출액의 최소 50% 이상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당장 농협은행이 직격탄을 맞았다.

농협은행은 1분기에 창명해운과 관련해 약 2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STX조선해양에 대한 충당금 때문에 실적이 악화했던 농협은행이 이번에는 창명해운 때문에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대출금의 80%에 달하는 560억원가량을, KB국민은행은 522억원을 쌓았다. 우리은행도 1분기에 약 4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창명해운뿐 아니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빅2’가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은행권의 ‘충당금 공포’는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양사에 대한 금융권의 익스포저는 1조7천700억원에 달한다. 물론 이 가운데 77.6%(한진해운)와 68.4%(현대상선)가 특수은행 부담이지만 아직 파악되지 않은 시중은행들의 부실 위험이 상당하다.

실제로 주요은행들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 위기나 불황에 시달리는 대기업들에 대한 신용위험도를 B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위험도는 A∼D의 네 개 등급으로 나뉘고, 이 가운데 C∼D등급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대상으로 분류된다.

특히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 여부를 쉬쉬하는 분위기라 잠재된 ‘뇌관’이 언제, 어느 곳에서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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