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임원 급여 10% 자진 삭감… 현대차 위기 선제 대응

7년 만에 임원 급여 10% 자진 삭감… 현대차 위기 선제 대응

주현진 기자
주현진 기자
입력 2016-10-25 18:00
수정 2016-10-25 18: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9월까지 글로벌 판매 1.8% 감소… 외환위기 이래 18년 만에 역성장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임원이 자진해 급여를 10% 삭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주춤해지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영업이익률 하락세… 3분기 사상 최저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5일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임원이 자진해서 이달부터 내년 말까지 임금을 10% 삭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51개 계열사 임원 약 1000명에게 이날 받은 급여부터 10% 삭감이 적용됐다.

임원 임금 삭감 결정은 내년도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올 1∼9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이 같은 마이너스 성장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이다. 러시아와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시장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가운데 내수 판매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노조 파업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현대차 노조는 24차례 파업과 12차례 특근 거부로 약 3조원 규모인 14만 2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국내외 판매 하락으로 수익성도 수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10%(연결기준)에 달했지만,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로 계속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는 6.6%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는 사상 최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 달성도 불투명하다. 그룹은 지난 1월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7만대 낮게 잡은 813만대로 설정했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현대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0% 감소했고, 기아차 판매량도 14.9% 떨어졌다.

●저성장 이어져… 美·中 시장 위축 전망

현대차를 둘러싼 상황이 내년에도 호전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위기는 구조적이고, 내년 이후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외부 환경 속에서 현대차그룹은 임원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식으로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2016-10-26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