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부회장 “회원사 위해 빨리 일하고 싶어”…사퇴 의향 없는 듯
송영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임부회장
경총은 이날 오전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회장단 회의를 마친 뒤 내놓은 ‘경총 회장단 회의 결과’에서 “회장단은 금번 사태 수습을 위해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또 “경총 회장단은 최근 송영중 부회장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송 부회장의 충분한 소명을 들었다”며 “경총 회장단은 이번 사태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문제를 경총이 회원사의 기대에 부응하고 경제단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조속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송 부회장의 거취에 대해 회장단의 뜻을 모으는 자리였지만, 회의 결과에는 이에 대한 뚜렷한 입장이 담기지 않았다.
대신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 “재도약의 기회”, “조속한 변화” 등 다소 모호한 표현들이 들어갔다.
이에 대해 경총 관계자는 “회장단이 송 부회장을 해임하거나 면직시키는 대신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다시 생각해볼 시간을 주기로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장단들도 일단 손경식 경총 회장의 생각에 모두 동의했다”며 “다만 오늘 송 부회장이 직접 회의에 참석해 소명을 한 만큼 회장단이 직접 면직이나 해임 등으로 입장을 정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동응 경총 전무도 회의 뒤 “원만한 해결을 보기로 했다”며 “거취 문제는 (송 부회장) 본인이 정하든지 정식 절차(총회 등)를 밟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참석하신 회장단 일동이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경총 내분을) 조기에 수습하자고 했다”며 “앞으로 경총이 회원사들, 국민을 위해 충분히 봉사할 수 있는 단체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부회장의 해임에 관해 묻는 기자들에게 “해임이라는 말은 각박하다”고 언급했다.
경총 회장단은 또 이날 회의 뒤 “회장단은 최근 경제사회 문제들에 대해서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 규제 완화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향후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서 정책 제언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 부회장은 이날 회의 뒤 “이번 사태를 저도 빨리 수습하고 싶다”며 “회원사를 위해 빨리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총 내부 기류와는 달리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를 할 뜻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로 가닥이 잡힌 것이냐’는 물음에 “그건 공식자료 내용이 아니므로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이 계속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경총은 이사회 소집, 임시총회 개최 등의 절차를 밟아 송 부회장을 면직 또는 해임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