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고용·집값, 통화정책만으로 대응 어려워”
31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연내 금리인상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생각에 잠긴 이주열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2018.7.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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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시장에서는 금통위의 소수 의견을 금리 조정의 신호로 받아들인다. 지난해 10월 금통위에서 이 위원이 인상 소수 의견을 낸 뒤 그해 11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올해 예정된 10월, 11월 등 두 차례 금통위에서 금리를 조정할 기회가 있다. 한은은 이날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가는 과정에서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목표수준에 수렴할 때 완화 정도의 조정을 하겠다고 말해왔다”며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의) 스탠스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고용 쇼크’ 등 경제 지표 악화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8월 금리 인상설 역시 힘을 잃었다. 이 총재는 고용 부진에 복합적인 요인이 진단하면서 “고용과 주택시장 문제는 경기적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고 해결하기는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 영향 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영향이 얼마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분석이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올해 취업자가 전년 대비 18만명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이 총재는 “지금까지 실적이 당초 예상을 밑돌기 때문에 올해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7월에 봤던 18만명을 조금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설립목적에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단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는 데에 대해선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서도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집값 과열현상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개발 계획 등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성장세가 7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9%로 봤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