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카플레이션’…팰리세이드는 얼굴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지독한 ‘카플레이션’…팰리세이드는 얼굴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2-05-18 17:54
수정 2022-05-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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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서울 종로구 익선동 ‘루프스테이션 익선’에 마련한 ‘팰리세이드 하우스’에 부분변경돼 출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가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서울 종로구 익선동 ‘루프스테이션 익선’에 마련한 ‘팰리세이드 하우스’에 부분변경돼 출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가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그릴은 좀 바뀐 것 같은데, 나머지는 글쎄….”

18일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대형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팰리세이드’를 둘러싼 반응이다. 현대차는 지난 16일 서울 익선동에 마련한 ‘팰리세이드 하우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소개했다.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전작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평가가 나왔다. 커다란 차이는 이틀 뒤인 이날 공개됐다. 바로 가격이다.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연료·트림별로 최소 3867만원(가솔린·익스클루시브)에서 최대 6028만원(디젤·사륜구동·VIP)으로 책정됐다. 전작보다 258만~445만원 올랐다. 현대차는 “센터에어백, 퍼들램프 등 여러 옵션들이 기본사양으로 장착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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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서울 종로구 익선동 ‘루프스테이션 익선’에 마련한 ‘팰리세이드 하우스’에 부분변경돼 출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가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서울 종로구 익선동 ‘루프스테이션 익선’에 마련한 ‘팰리세이드 하우스’에 부분변경돼 출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가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속내는 따로 있다.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속 수익성을 최대한 지키려는 노력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동차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소비자 가격도 올려야 하지만, 그냥은 어렵다. 소비자 반발이 부담스러워서다. 사양·옵션을 추가하거나 외관을 살짝 바꿔 ‘새것처럼’ 포장할 필요가 있다. 값을 높일 ‘당위’를 만드는 것이다.

당당하게 가격 올리는 테슬라현대차 ‘그랜저’가 대표적이다. 지난 11일 연식변경 모델이 나왔다. 연말쯤 디자인이 완전히 바뀐 세대교체 모델이 나올 예정인데도 옵션만 더 얹은 버전을 출시했다. 가격은 무려 192만원(하이브리드)이나 올랐다. 기아의 ‘K8’, 쉐보레의 ‘콜로라도’, 르노자동차코리아의 ‘XM3’ 등 다른 회사들도 인상 폭만 다를 뿐 사정은 마찬가지다.

테슬라는 이 와중에 과감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는 회사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 수시로 가격을 올린다. 최근 ‘모델3’(퍼포먼스) 출고가를 8969만원으로 무려 530만원이나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전기차만 판매하는 만큼 소비자 폭이 좁고 충성도가 높다”면서 “다른 브랜드들은 최대한 ‘세련된’ 방식으로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불매운동 등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연기관, 전기차 투자 위한 캐시카우 돼야전동화 전환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한 완성차 회사들의 ‘고육책’으로도 읽힌다. 현대차는 이날 2030년까지 전기차 144만대 양산을 위해 국내 생태계 확충에 21조원을 쏟겠다고 했다. 일본의 혼다도 최근 전기차 연구·개발에 5조엔(약 49조원) 투자를 공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성장하는 단계인 전기차에서 수익을 내려면 내연기관 사업이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해 줘야 한다”면서 “최근 공급망 위기와 생산적체가 심해지는 가운데 수익성을 회복하지 않으면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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