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여파

삼립 크보빵. SPC삼립 제공
한국프로야구(KBO) 인기에 힘입어 1000만개 넘게 팔려나간 ‘크보빵(KBO빵)’이 노동자 사망사고의 여파로 생산이 중단된다.
SPC삼립은 29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를 통해 “KBO와 협의해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강화 활동과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SPC삼립은 “사고 발생 직후 공장 전체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노동조합 및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안전 점검을 진행했다”면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설비 철거 및 폐기 ▲노사합동 안전점검 매월 실시 ▲4조 3교대 시범운영 도입 ▲직원 안전간담회 확대 등 안전 시스템 강화를 위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인과 유족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크보빵은 지난 3월 20일 프로야구 개막과 맞춰 SPC삼립과 KBO의 협업으로 출시됐다.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9개 구단별로 특색을 살렸으며, 선수들의 사진이 담긴 ‘띠부씰’이 들어있어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크보빵을 싹쓸이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출시 후 41일만에 판매량이 1000만봉을 돌파했는데, 이는 삼립 제품 중 역대 최단 기록이다.
그러나 지난 19일 크보빵을 생산하는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야구팬들을 비롯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터져나왔다.
일부 야구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크보빵을 불매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 진행하는 불매 서명운동에는 2000여명이 동참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SPC삼립이 협업해 만든 ‘크보빵’(KBO빵)이 진열돼 있는 모습(왼쪽)과 ‘크보빵을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 올린 불매운동 게시물. 연합뉴스·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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