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분기보다 0.15% 감소 공시
5조 안팎 전망치보다 30% 웃돌아
스마트폰 4조·반도체 1조대 이익
매출 79조… 전년 동기 대비 9.84%↑
관세 폭탄에 2분기 녹록지 않을 듯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다.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가 잘 팔린 데다 D램 수요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사업 부문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6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6조 6100억원)보다 0.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5조원 안팎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보다 30%가량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71조 9200억원) 대비 9.84%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이자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79조 1000억원) 다음으로 높다.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은 갤럭시 S25 시리즈 판매 호조 덕분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지난 1월 24일부터 2월 3일까지 진행한 국내 사전 판매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인 130만대를 기록했다. 사업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4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분석했다. 지난해 1분기엔 3조 5000억원이었다.
반도체(DS) 분야에서도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약세로 인해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하는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 등으로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지난해 1분기 대비 15% 증가하는 등 메모리 관련 수요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재고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것 역시 D램 출하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이다.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여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이라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1분기 실적을 견인한 MX 부문 역시 신제품 출시 효과가 점차 사그라지면서 시장 흐름상 1분기 실적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에 따른 세트(완제품) 수요 둔화 우려와 2분기 갤럭시 S25 출시 효과 희석 등을 고려하면, 메모리의 수익 확대가 전체 실적을 방어하는 데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4-09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