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빨래/김세영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빨래/김세영

입력 2013-01-12 00:00
수정 201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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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해변을 바라보면

겨우내 입어서 찌든 내의를

빨래판에 쉴새없이 문지르는

어머니의 흰 손이 보인다

오십 년 넘게 입고 다녀

때에 절고 해어진 속내를

누가 빨아주겠는가

몽돌해변에

눈을 감고 누워서

늑골판에 속내의를 문지르는

마디진 손가락을 온종일 느껴본다

젖은 내의를 입은 채

곰솔 숲길을 걸어가면

어머니 미소 같은 햇살이

솔잎을 흔들듯 말려준다.

2013-01-1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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