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제공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타인 명의 주식 계좌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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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본회의장에서 차명이 의심되는 주식거래를 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이 의원은 그제 민주당을 탈당했고 법사위원장도 사임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어제 이 의원을 제명하겠다고 했다. 제명은 물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위법일 경우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 의원이 본 계좌는 보좌관 명의다. 해당 보좌관은 “이 의원이 휴대전화를 헷갈려 갖고 들어갔고 거기서 주식창을 열어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도 주식을 본 것은 사과했지만 차명 거래는 부인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주식이 없다고 신고했다. 휴대전화로 주식을 거래하려면 휴대전화 잠금 해제, 본인 인증을 통한 증권사 앱 활성화, 거래 비밀번호 입력 등이 필요하다. 두 사람의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금융실명거래법과 공직자 재산등록에 관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더 논리적이다.
분할거래 장면이 찍힌 네이버는 그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국가대표 인공지능(AI) 기업에 포함됐다. 문제의 계좌는 국가대표 AI 기업에 포함된 LG CNS도 420주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은 과기부와 AI 정책을 담당하는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이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등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진상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공평무사하게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주식 보유액 1억원이 넘는 계좌의 실소유자,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 시절의 주식 거래 등을 따져 봐야 한다. 법치를 담당하는 법사위원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불법 주식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안이다. 위법행위로 판단되면 국회법에 따른 징계도 필요하다. 민주당이 먼저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해 주식시장 내 불공정거래 차단에 대한 의지가 빈말이 아님을 보여 주기 바란다.
2025-08-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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