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엄마의 계단/전경하 논설위원

[길섶에서] 엄마의 계단/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19-10-17 22:30
수정 2019-10-18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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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엄마와 대만 ‘예스진지’를 다녀왔다. 여왕머리 모양의 사암바위 등이 유명한 예류지질공원, 풍등을 날릴 수 있는 기찻길 마을 스펀, 과거 황금광산으로 200㎏짜리 금괴가 진열된 황금박물관이 있는 진과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 장소로 알려진 지우펀을 둘러봤다.

많이 걸었지만, 계단이 문제였다. 특히 지우펀 좁은 골목길의 촘촘한 계단에서 엄마는 힘들어했다. 올라가는 계단은 그럭저럭 올라갔는데 내려가는 계단에서는 결국 돌아섰다. 앞으로 엄마와의 여행은 평지이거나, 자동차 드라이브만 가능하겠다는 씁쓸함을 안고 돌아왔다.

주변 어르신들은 내려가는 계단을 힘들어한다. 그런데 한 방향 에스컬레이터는 대체로 내려가는 방향보다는 올라가는 방향이 많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 지하보도가 대표적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한 방향만 만들 때 왜 올라가는 방향을 선호할까. 관리가 쉬워서?

계단운동을 할 때 의사들은 올라가는 계단은 권하지만 내려가는 계단은 권하지 않는다.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단다. 노인들이 내려가는 계단을 힘들어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거다. 100세 시대인데 에스컬레이터를 한 방향만 설치할 때 고민을 좀 해봤으면 싶다.

lark3@seoul.co.kr

2019-10-1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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