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혼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혼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이동구 기자
입력 2020-09-23 20:24
수정 2020-09-24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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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적어도 둘 이상이 마주 앉아 마시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야 맛도 좋다. ‘술을 즐기고 잘 마시는 무리’를 말하는 주당(酒黨)도 이런 연유에서 생겨난 말이 아닐까. ‘술자리에서 자작하면 맞은편에 앉은 사람에게 재수 없는 일이 생긴다’는 속설도 술은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일 듯하다. 혼자 자주 술을 즐긴다면 ‘애주가’ 또는 ‘알코올중독자’로 불러야 할 것이다.

웬만해선 주당 3회 이상 마시지 않았지만 올 들어서는 그 횟수가 잦아지고 있어 은근히 걱정이다. 코로나19로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시작된 버릇이지만 하루 일과처럼 반복되다시피 한다. 혼자서 마시는 술 때문이다. 갈증이 심하게 느껴지거나 무료할 때 맥주 정도를 마셨지만 요즘은 거의 매일 반복되고 있다. 한 병이면 충분했던 맥주의 양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퇴근 후 동료들과 즐기는 한잔 술은 직장인의 활력소이자 낭만이 아닌가. 팬데믹은 이런 소소한 즐거움마저 빼앗아 갔다. 대신 혼자 있을 때도 술을 찾는 위험한 버릇이 생겼다. 핑계 같지만 이러다 자칫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한 알코올중독자가 될까 걱정해야 할 판이다. 하루빨리 모든 것이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려지길, 그 간절함이 정말 크다.

yidonggu@seoul.co.kr
2020-09-2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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