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오른손잡이의 왼손/전경하 논설위원

[길섶에서] 오른손잡이의 왼손/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2-02-23 20:24
수정 2022-02-24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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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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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잡이지만 20여년 전부터 컴퓨터 작업을 할 때 왼손으로 마우스를 쓴다.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껴서인데 그 뒤로 통증은 사라졌다. 다른 일도 왼손으로 할 법한테 양치질 정도가 전부다. 다른 일을 왼손이 하면 굼뜬 속도에다 힘이 들어가지 않아 불편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처음 할 때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하기 싫어지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왼손도 처음 시켜 놓고 굼뜨다고 타박한 주인이 야속하고 이해가 안 됐을 거다. 반복해서 하면 오른손만큼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뇌에도 좋다는데 잘한다고 오른손만 혹사시키니 말이다.

몸의 각 기관은 특정 부분만 반복해서 쓰는 것은 좋지 않단다. 오랫동안 고생한 오른손은 종종 쉬게 하고 왼손을 더 많이 써야겠다. 세상은 오른손잡이 위주니 혼자인 공간에서는 더욱 그래야겠다. 다섯 손가락 중 컴퓨터 자판 두드릴 때 외에는 거의 쓰지 않는 약지와 새끼손가락(小指)도 자주 써 보겠다는 욕심마저 생겼다.

2022-02-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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