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의 자판이 고장 나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수리 전문가는 능숙한 솜씨로 노트북을 분해하더니 부품이 없어 하루는 걸리겠다고 한다. 그거야 큰 문제 아니다. 대체할 컴퓨터가 있으니. 그런데 3년 무상수리 기간이라 공짜로 자판을 교체할 수 있다고 생각했더니 “과실성이 있으면 유상”이라고 한다. 커피를 흘렸다든지 하는. 그런 과실이 있으면 과실이 있는 사람의 책임이라는 것쯤은 안다. 그 무슨 ‘프로’라는 기술자는 자판에 커피가 튄 자국을 보며 “이런 게 과실”이라는 듯 가리킨다. 튀는 것과 흘리는 것의 차이를 모르지도 않을 텐데 말이다.
그 프로는 자판을 교체하면서 일부 프로그램이 날아갈 수 있으니 수리자의 면책에도 동의하라고 한다. 하드디스크에 있는 프로그램이 왜 날아가냐고 하자 “수술할 때 의사들이 동의서를 받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한다. 수리와 수술, 노트북과 인체를 동격으로 빗대는 게 과연 맞는지, 조금 세련된 고객 대응 매뉴얼은 없는지 아쉽다.
황성기 논설고문
2023-03-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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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