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佛·英·日 등 12개국 토빈세 검토

금융위기 이후 佛·英·日 등 12개국 토빈세 검토

입력 2010-01-12 00:00
수정 2010-01-12 00: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투기 잡을 토빈세 논의 어디까지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세금이 탄소세인 것처럼 지구촌의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자 하는 세금이 토빈세다.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토빈세 도입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토빈세 도입 문제는 정상회의 합의문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G20 정상 공동 명의로 국제통화기금(IMF)에 토빈세 도입에 관한 연구·검토를 요청했다. IMF는 오는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브라질 거래세 부과·타이완 핫머니 유입 억제

토빈세 도입 논의는 수십년 동안 계속 이어졌다. 1995년에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진 7개국 정상회의(G7) 의제로 상정됐다. 유럽 각국에서는 토빈세 도입 운동을 목적으로 국제금융과세연대(ATTAC)가 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일부 시민단체와 소수 정치인들만 지지했을 뿐 주류 의제가 되진 못했다.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해 12월 토빈세가 세수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며 IMF에 토빈세 도입을 검토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금융규제를 터부시하는 성향이 강한 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도 지난해 11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자본통제가 지옥에서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등 12개국은 지난해 10월 경제학자 9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를 설립해 세계 모든 금융거래에 0.005%의 토빈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0.005%만으로도 해마다 300억유로(약 50조원)를 거둘 수 있다.”며 이 자금을 저개발국에 지원하자고 강조했다.

신흥경제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을 강력히 규제하는 중국이 전 세계 금융위기를 무난히 넘겼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친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채권과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2% 거래세를 부과한다. 과도한 외화자금 유입이 헤알화 강세로 이어져 수출에 압박을 주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타이완은 지난해 11월 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해외 자금이 정기예금에 돈을 넣고 이자와 환율 차이에서 나오는 이익을 노리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美도 변화 움직임… 일부 의원 법안 준비

토빈세는 국제공조 없이는 도입이 쉽지 않다는 중요한 약점이 있다. 국제자본이 토빈세가 없는 다른 나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토빈세를 도입한 나라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토빈세 도입을 주저하게 된다. 1984년 스웨덴이 토빈세 모델을 본떠 증권거래세를 도입했지만 거래량이 급감하자 결국 1991년 폐지했던 사례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토빈세를 도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 준다.

또 다른 걸림돌은 미국이다. 세계 최대 금융 대국인 미국은 금융거래 위축을 우려한다. 지난해 G20 회의에서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하루 단위 금융시장 활동에 세금을 물릴 계획이 없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토빈세 도입 법안을 준비하는 등 변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조세회피처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용어 클릭]


박성연 서울시의원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계획 환영”

서울시의회 박성연 의원(국민의힘, 광진2)은 서울시가 동서울터미널을 여객터미널 기능을 넘어 교통·업무·판매·문화 기능이 결합된 복합개발시설로 현대화하고,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 동서울터미널은 하루 평균 1천 대 이상의 버스가 이용하는 동북권 핵심 교통시설로, 노후화에 따른 안전 문제와 교통 혼잡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서울시는 터미널 기능을 지하에 배치하고, 지상부에는 상업·업무·문화시설을 결합한 복합교통허브를 조성하는 현대화 계획을 수립했다. 박 의원은 “이번 현대화사업은 교통 기능 개선에 그치지 않고, 업무·상업·문화 기능을 결합한 종합적 도시재생 사업”이라며 “광진구는 물론 동북권 전반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임시터미널 부지를 기존 구의공원 활용 방안에서 테크노마트 활용으로 변경한 것과 관련해 “주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공원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대안을 마련한 점은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갈등을 조정과 협의를 통해 해결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앞으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교통 혼잡 완화와 생활 불편 최소화, 약속된 공공기여 이행이 무엇보다 중
thumbnail - 박성연 서울시의원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계획 환영”

●토빈세 미국 경제학자이자 198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가 처음 제안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단기자본 이동에 세금을 물려 그 돈을 저개발국 지원에 쓰자는 것이었다. 그는 국제투기자본(핫머니)의 급격한 자금 유출입 때문에 각국 통화가 급등락해 통화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토빈세를 제안했다. 그는 “급작스럽게 돌아가는 국제금융시장의 톱니바퀴에 모래를 약간 뿌려야 한다.”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2010-01-12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