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12세 ‘신부’ 이혼 할 수 있을까

사우디 12세 ‘신부’ 이혼 할 수 있을까

입력 2010-02-10 00:00
수정 2010-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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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의 12살 소녀와 80세 남편의 이혼소송이 오랜 조혼 풍습을 타파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리야드라는 보수적인 마을에 사는 이 소녀는 지난해 8만5천 리얄(한화 약 2천800만원)의 결혼 지참금을 받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친의 사촌과 결혼해야 했다.

결혼 최저연령이 정해져 있지 않은 사우디에서는 극빈한 계층에서 어린 딸을 나이든 사람에게 결혼시키는 풍습이 남아있다.

당초 결혼에 반대했던 모친이 딸을 대신해 이혼소송을 냈다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철회했다.

그러자 사우디 인권위원회가 변호사를 선임해 이 소녀를 대신해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알라노드 알 헤자이란 변호사는 “우리의 관심은 이번 기회에 어린이 인권 보호조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법원의 손에 달려있지만 인권위는 소녀의 편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인권위는 이번 이혼소송이 패소하더라도 항소할 방침이다.

어린이 결혼 문제는 그동안 사우디에서 철저히 가족 문제로 치부돼 왔으며 사우디 인권위가 이 문제에 개입한 것은 처음이다.

현지 인권운동가들은 최저 결혼 연령을 16~18세로 정하는 법안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성직자는 이슬람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9살 신부를 맞았던 점을 들어 조혼 풍습을 정당화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 고위 성직자인 세이크 압둘라 알마니는 14세기 이전에 이뤄진 마호메트의 결혼을 지금의 조혼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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