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 의원, 대선 중간개표 득표율 40%이상 압도적 ‘당선’

아키노 의원, 대선 중간개표 득표율 40%이상 압도적 ‘당선’

입력 2010-05-12 00:00
수정 2010-05-1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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比 아로요정권 염증… 부패척결 과제

‘깨끗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아키노를 선택했다.’

10일 실시된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50·자유당) 상원의원이 사실상 당선됐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대선 중간개표 결과 아키노 의원이 40%를 넘는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빈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조지프 에스트라다(73·국민의 힘) 전 대통령과 마누엘 비야르(61·국민당) 상원의원이 뒤를 이었다.

●부패·무능 아로요 정부에 대한 심판

현지 TV 방송인 GMA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오전 8시(현지시간) 현재 79% 개표 상황에서 아키노 의원은 1223만여표를 얻어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775만여표)과 비야르 상원의원(433만여표)을 압도했다. 아키노 의원의 승리는 부패하고 무능한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크다. 집권 ‘여당 연합’인 라카스-캄피-CMD의 대선후보인 길베르토 테오도르(45) 전(前) 국방장관이 4위에 그친 것만 봐도 필리핀 국민이 집권여당에 등을 돌렸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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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아키노 의원은 40% 이상의 득표율 당선이라는 필리핀 정치풍토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부정부패 척결, 빈부 격차 해소라는 힘겨운 과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경륜과 능력, 기반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집권여당의 실정에다, 어머니인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추모 열풍을 탄 승리라는 점도 아키노 상원의원의 약점을 보여준다. 부통령 선거에서는 아키노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자유당의 마누엘 마르 로하스 후보 대신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과 제휴한 비나이 후보가 당선될 정도로 아키노 의원의 정치적 기반은 취약하다.

●가문정치·빈부격차 해소 등 험로 예상

과거 스페인과 미국 식민지 시절부터 수백년 동안 이어져온 ‘가문정치’와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각 지역에 똬리를 뜬 채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정치 족벌 가문들의 협력을 얻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지지율을 어떻게 정책 수행의 추진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자동검표 시스템이 도입돼 대선 당선인이 조기에 결정됐고 정치혼란 가능성이 줄게 됐다. 7000여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는 필리핀 역대 대선은 개표가 수작업으로 진행돼 당선인 결정까지 선거 뒤 1∼2주에서, 길게는 한 달 가량 걸렸다.

한편 아로요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하원의원에 출마, 내각제 개편 의혹을 받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10-05-1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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