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최초 테러는 500년전, 영국의회 폭파 미수사건

<파리 테러> 최초 테러는 500년전, 영국의회 폭파 미수사건

입력 2015-11-17 07:45
수정 2015-11-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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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서 테러 유래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 음식점과 공연장에서 시민 100여명을 무차별적으로 죽인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전 세계는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과 지난달 러시아 민항기 추락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다시 테러의 공포에 휩싸였다.

21세기에 테러가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사실 테러는 500년 전에도 있었으며 20세기에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 프랑스 혁명가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에서 유래

‘테러’라는 단어는 프랑스 혁명기의 급진 정치가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가 펼친 공포 정치(Reign of Terror)에서 비롯됐다.

왕정과 신분 중심의 앙시앙레짐(구 체제)을 타파하려던 로베스피에르는 1789년 혁명에 참여하고 이듬해에는 급진 공화파인 자코뱅 파를 이끌게 된다.

그는 1793년 집권하자마자 자신이 원하는 이상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공포정치를 펼친다.

스스로는 정의를 구현한다고 여겼지만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정적은 암살하거나 단두대에서 참수했다.

로베스피에르가 반대세력에 내몰려 처형당할 때까지 1년여의 기간을 프랑스 역사의 ‘공포정치’기로 분류한다.

공포를 뜻하는 테러도 여기서 비롯됐다.

현재 테러를 규정하는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대체로 1937년 국제연맹이 정한 조건을 기준으로 삼는다.

국제 연맹은 ‘테러의 방지 및 처벌을 위한 협약’을 채택하고 ‘한 국가에 대해 직접적인 범죄행위를 하거나 일반인이나 군중의 마음에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테러로 규정했다.

이후에도 테러를 정의하려는 노력은 여러 차례 있었으며 ‘정치적 동기’와 ‘일반인에게 공포를 심는 것’이 공통 요소로 꼽혔다.

◇ 500년 전 일어난 최초의 테러…영국 의회 폭파 미수 사건

최초의 테러가 언제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우리가 떠올리는 폭탄 테러와 가장 가까운 형태의 사건은 17세기 초에 일어났다.

1605년 11월 5일 영국 런던에서 일어난 상원 의회 폭파 미수 사건이다.

당시 로마 가톨릭교 혁명 단체 일원인 가이 포크스가 가톨릭을 억압하는 영국 국왕 제임스 1세를 암살하고 상원 의회를 폭파하려다가 발각된 이 사건은 역사상 최초의 테러로 꼽힌다.

밀고로 체포될 당시 포크스는 화약통 36개와 성냥, 시계를 소지한 채로 의회 지하에서 발견됐다.

만약 발각되지 않고 몇 시간만 지났더라면 폭탄은 상원 의회에 참석한 제임스 1세가 앉은 자리 발치에서 터질 예정이었다.

포크스는 가혹한 고문을 받은 뒤 형 집행 도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그는 현대에 들어서 체제 전복과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의회 폭파 미수 사건은 나탈리 포트먼 주연의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소재로 등장했으며 팔자 콧수염이 그려진 가이 포크스 가면은 해커단체 어나니머스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 테러는 끝없는 보복의 연속…뮌헨 올림픽·뉴욕 9·11 테러

20세기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는 전 세계에 생방송 됐던 뮌헨 올림픽 테러다.

팔레스타인 무장테러 조직 ‘검은 9월단’은 1972년 9월5일 독일 뮌헨 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올림픽팀 선수촌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였다. 요구 조건은 이스라엘이 붙잡은 자국민 234명의 석방이었다.

독일 경찰이 진압에 나섰지만 이스라엘 선수 11명이 모두 숨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피의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신의 분노’라는 작전명으로 팔레스타인 세력을 암살했다. 이 과정에서 무고한 모로코 출신 청년이 살해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끝없는 보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고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반목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간의 갈등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미국은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겪으면서도 본토는 침략당한 적이 없었지만, 2001년 9월 일어난 9·11테러로 이 공식이 깨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카에다가 여객기 4대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 DC의 국방부 건물에 충돌시켰다.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면서 3천명에 가까운 희생자가 났고 미국 정부는 즉각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개시했다.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은 사살됐지만 미국은 여전히 테러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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