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 나몰라라’…짐바브웨 무가베, 초호화 92세 생일잔치

‘최악 가뭄 나몰라라’…짐바브웨 무가베, 초호화 92세 생일잔치

입력 2016-02-28 14:06
수정 2016-02-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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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등재 유적지서 10억원 들여 흥청망청…92㎏짜리 케이크 등장

세계 최고령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92세 생일을 맞아 약 10억원을 들여 초호화 잔치를 열었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구의 4분의 1이 식량난에 시달리는 짐바브웨에서 막대한 금액을 들여 생일잔치를 연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무가베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13세기 유적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그레이트 짐바브웨’에서 92세 공식 생일잔치를 열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행사에는 무가베 나이와 같은 92㎏짜리 그레이트 짐바브웨 유적 모양의 초대형 케이크가 등장했으며, 소 50마리와 야생동물들이 도축돼 잔치 음식으로 쓰였다.

무가베 대통령은 전날 아프리카연합(AU) 산하 재단에 소 300마리를 기부하기도 했다.

생일잔치에 들어간 돈은 80만 달러(약 10억원), 참가자는 5만명에 이르렀다.

참가자들은 92개 풍선을 날렸으며, 그를 “아프리카의 선지자, 모세”, “친애하는 아버지”, “전하” 등으로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공연을 벌였다.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한 시간에 걸쳐 연설하며 “만약 (해외에서 제공하는) 원조가 동성결혼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면 원조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이는 썩고 더러운 원조”라고 비판했다.

또 가뭄 때문에 굶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짐바브웨 경제는 무가베 대통령의 생각처럼 여유 있는 상황과는 천양지차다.

20여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들어 짐바브웨 국민 300만명이 식량난을 겪고 있으며, 가축 2만 마리가 아사했다.

짐바브웨 야당 정치인 심바 마코니는 현지 언론에 “우리의 친애하는 지도자께서 국민이 배를 곯는 가운데 성대한 생일잔치를 준비하셨다”며 “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신경한 처사냐”고 비난했다.

생일잔치가 열린 행사장 앞에서도 시위대가 ‘우리는 잔치가 아니라 일자리를 원한다’는 문구를 들고 항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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