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 거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같은 날 별세

한국·중국 거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같은 날 별세

입력 2016-05-18 07:19
수정 2016-05-1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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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중국과 한국의 피해자 할머니 두 분이 같은 날 별세했다.

중국에 사는 한국인 출신 위안부 피해자인 이수단 할머니가 17일 오후 3시께(현지시간) 헤이룽장(黑龍江) 성 둥닝(東寧)현의 한 양로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이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고향인 평양에서 ‘중국 하얼빈(哈爾濱)에 공인(工人)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자원했다가 위안부가 됐다.

이 할머니는 러시아 연해주에 인접한 국경도시인 둥닝으로 끌려와 위안소에서 일본군의 ‘성노예’로 혹사됐다.

이곳에서 생활하던 위안부 피해자들은 2차대전이 끝난 뒤 일본군에게 버림받았고 본국 정부도 이들에게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바람에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70년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본인의 이름 외에 한국말을 모두 잊어버리고 말년에는 치매증세까지 보였다.

어렵사리 1970년대 초 북한의 가족과 연락이 닿아 편지, 사진을 주고받았지만 1973년 이후 그마저 연락이 끊겼고, 가족사진 한 장에 의지해 살아왔다.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반겨줄 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선뜻 나서지를 못했다.

위안부의 굴레를 벗고 결혼했으나 자식을 얻지 못하고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도 겪었다. 중국인 양자가 지난 수년간 할머니의 수발을 들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집’ 원장 혜진(惠眞) 스님이 지난 1998년 이곳에 들러 이 할머니를 포함해 당시 5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한국에 처음 알렸다.

2003년에는 안세홍 사진작가가 할머니를 찾았을 때 한 맺힌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 애태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 국적을 받았다가 지난 2005년 우리 정부의 도움으로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그러나 고령에다 기력이 떨어져 고국 땅을 밟지 못했다.

말년의 이수단 할머니는 양로원장이 선물한 인형을 자신의 아이로 여기며 살았다고 주변 인물들은 전했다.

헤이룽장성을 관할하는 주 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은 현지 당국에 할머니의 장례를 중국식으로 간략하게 하지 말고 한국식 장례예식으로 치르도록 요청하고 장례절차를 주관하도록 영사를 파견했다.

전남 해남에 살던 위안부 피해자 공점엽 할머니는 이날 오후 5시12분께 지병으로 인해 향년 96세로 별세했다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밝혔다.

공 할머니는 작년 설 무렵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1년 반 가량 병원에서 투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 할머니는 16세이던 1935년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 1943년까지 모진 고초를 겪었다. 1945년 귀국해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어렵게 가정을 꾸리고 힘겨운 삶을 살아오다가 지난 설 무렵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이날 이 할머니와 공 할머니가 별세함에 따라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2명(국내 39명·국외 3명)으로 줄었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올해 초 두 분의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오늘 황망스럽게도 두 분이 같은 날 돌아가시어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 금할 수 없다”며 “장례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고인께서 가시는 길에 예의를 다할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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