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허용국 伊 의사 70% “종교적 이유로 낙태시술 반대”

낙태허용국 伊 의사 70% “종교적 이유로 낙태시술 반대”

입력 2016-11-24 07:41
수정 2016-11-2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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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전통이 강한 이탈리아는 법적으로는 낙태 허용국이지만 상당수의 의사들이 종교적 이유 등으로 낙태 시술을 거부해 실상은 낙태 금지국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에 따르면 ‘낙태시술에 찬성하는 이탈리아 산부인과의사연합’(LAIGA)은 “이탈리아는 1978년 제정된 법에 따라 임신 90일 이내의 낙태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이탈리아 의사의 평균 70%는 종교적인 이유로 낙태 시술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LAIGA는 이탈리아 20개 주 가운데 보수적 색채가 좀 더 강한 8개 주에서는 낙태 시술을 거부하는 의사 비율이 80∼90%에 이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바나 아가토네 LAIGA 대표는 “이탈리아 보건부 통계는 이탈리아 병원의 고작 60%만 낙태 시술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낙태가 법적으로 금지된 아일랜드나 폴란드와 같은 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진 중 양심적 낙태 거부자가 7%에 불과한 프랑스, 양심적 낙태 거부자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 비하면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의 건강과 생명이 상당한 위험에 처해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노동조합 CGIL의 양성평등 정책 담당관인 로레다나 타데이는 “문제는 양심적 낙태 시술 거부자가 비단 산부인과 의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마취전문의, 수술실 직원, 간호사, 약사 등도 종교적 이유를 내세우며 낙태 시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LAIGA는 이탈리아 여성들이 낙태가 합법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택권을 누리지 못한 채 은밀한 낙태 시술에 의존하도록 내몰리고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역마다 낙태 시술을 제공하는 병원을 설치하고, 병원마다 낙태 시술을 거부하는 의료진 명단을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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