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지난달 해킹으로 도난당한 가상화폐 중 90억엔(약 898억원)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정보보안회사인 엘플러스는 해킹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의 계좌에서 이미 90억엔분의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 코인이 ‘다크웹(Dark Web)’을 경유해 타인의 계좌로 보내져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다크웹은 특수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이용자의 신원을 감춘 채 접속하는 사이트다. 엘플러스가 밝힌 ‘세탁’ 의심 규모는 전체 도난당한 NEM의 15.5%에 달한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지난달 26일 580억엔(약 5천786억원)에 이르는 NEM 코인을 해킹으로 도난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역대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해킹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는 26만명이나 된다.

NEM 운영자측인 NEM파운데이션은 NEM에 ‘태그(tag)’가 붙어 있는 만큼 이동 경로의 확인이 가능하다고 강조해왔지만, 해커들이 빼돌린 NEM을 400개 안팎의 계좌로 분산해 보관하며 다크웹을 통해 ‘세탁’을 하고 있어서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커들이 훔친 NEM의 ‘세탁’ 루트로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이 있어 추적이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니혼게이자이는 해킹에 관여한 인물이 이달 초 뉴질랜드에 거점을 둔 가상통화 거래소의 계좌로 NEM을 송금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레이타쿠(麗澤)대의 나카지마 마사시(中島眞志) 교수는 “가상통화는 소유자의 익명성이 높아서 어느 정도 행방을 쫓더라도 해킹에 관여한 인물을 특정하기 어렵다. (도난당한 NEM)을 되찾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