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선언 채택…아베 “국제사회의 ‘비핵화’ 대응 주도할 것”
일본 히로시마 원폭희생자 추모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어린이와 시민 등이 원폭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18.8.6 교도 연합뉴스
원폭투하 73년을 맞이한 이날 히로시마시 평화기념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마쓰이 가즈미(松井一美) 히로시마시장은 평화선언을 통해 “국제사회가 핵 없는 세상을 향해 대화와 협력을 진행하도록 역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일본이 참가하지 않고 있는 핵무기금지조약 비준을 일본 정부에 직접 요구하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마쓰이 시장은 “냉전 시대의 긴장관계가 재현되고 있다”고 우려한 뒤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전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선언은 “우리 시민사회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가 앞으로도 대화로 평화롭게 진행되기를 마음으로부터 희망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평화선언은 “위정자가 용기를 갖고 행동하기 위해선 시민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상호신뢰를 형성, 핵무기 근절을 인류공통의 가치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핵 군축 진행방법에 대개 각국에서 생각의 차이가 표면화되고 있다”며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의 협력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비핵화 3원칙을 견지하며 계속해서 양측의 중개에 힘쓰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평화기원식에선 최근 1년간 숨졌거나 사망이 확인된 5천390명의 명부가 적힌 원폭 희생자명부가 위령비 석실에 봉납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피폭으로 인한 사망자로 명부에 등재된 사람은 총 31만4천118명으로 늘었다.
앞서 참석자들은 평화의 종이 울리는 가운데 원자폭탄이 투하된 오전 8시 15분을 기해 일제히 묵념했다.
행사장에는 약 85개국과 유럽연합(EU) 측 대표 등이 참가했다.
지난 3월말 기준 피폭자 건강수첩을 가진 피해자는 15만4천859명이며, 평균 연령은 82.06세였다.
피폭자 건강수첩은 일본 정부가 히로시마 및 나가사키(長崎) 원폭투하에 따른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에게 발급해 왔다. 이들에게는 의료비나 간병비 등이 지급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피폭 당시 일본에 살다가 귀국한 한국인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피폭 사실을 입증하라고 요구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