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美 선박, 운하 통행료 면제” 일방적 공개… 파나마 “협의 중”

美 “美 선박, 운하 통행료 면제” 일방적 공개… 파나마 “협의 중”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5-02-06 23:57
수정 2025-02-0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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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매년 수백만 달러 절감”
파나마 “대화 시작”… 美 발표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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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노 대통령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가 운영”
물리노 대통령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가 운영” 호세 라울 물리노(왼쪽) 파나마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파나마시티의 대통령궁 회담장에 도착하고 있다. 물리노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가 운영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03. AP 뉴시스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미국 정부 선박은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직후 파나마 당국이 곧바로 이를 반박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파나마 운하 인수를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밑 조율 중인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다시금 압박의 고삐를 죈 것으로 풀이된다. 비합리적인 요구로 이익을 관철하는 ‘매드맨(미치광이) 전략’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밀어붙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파나마 정부가 더는 미국 정부 선박에 대해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연 수백만 달러를 절감하게 됐다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미 국방부도 보도자료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양국이 공유하는 강력한 관계와 많은 안보적 이익에 대해 합의했으며, 여기엔 파나마 운하 보호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청은 미 국무부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의 발표 내용을 부인하며 “전시 선박의 통과와 관련해 미국 관리들과 대화를 시작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파나마는 ‘운하의 통제·운영이 주권 문제에 속한다’며 맞서 왔다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방문을 계기로 미 해군 선박에 대한 통행료 면제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이 먼저 선제 공개로 ‘못박기’에 들어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이런 합의는 양측이 만나 공동성명 형식으로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날 미 국무부의 발표는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파나마 당국자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5-02-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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