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이스라엘 직접 비판…“군사작전 정당화될 수 없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연일 공습하는 이스라엘을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가족들의 대피소로 사용된 학교를 포함한 민간 인프라를 겨냥하고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을 죽이는 것은 혐오스럽다”고 말했다고 집행위는 전했다.

또 “앞으로도 이스라엘의 안보와 자위권을 지지하겠지만 민간인을 겨냥한 무력 사용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적 원칙을 따르고 유엔 및 국제 인도주의 파트너들 참여하에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 제공을 즉시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이날 통화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가 절대로 발생해선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그간 가자지구의 악화한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무분별한 공습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집행위가 이날 ‘혐오스럽다’는 수위 높은 표현이 포함된 통화 내용을 별도 보도자료로 낸 것도 이런 점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에 한층 강경해진 EU 전반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자전쟁 발발 초기 EU 회원국들은 각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엇갈려 통일된 메시지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3월부터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군사작전을 확대하면서 ‘선을 넘었다’는 인식이 EU 내부에서 확산하고 있다.

전날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솔직히 말해서 (이스라엘이) 무슨 목표를 갖고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하는지 더는 이해할 수 없다”며 “최근 며칠 사이 점점 늘어나는 민간인 피해는 하마스와의 싸움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