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나토 아빠” 파장…美 국무장관 웃음 못참아

트럼프가 “나토 아빠” 파장…美 국무장관 웃음 못참아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5-06-26 20:48
수정 2025-06-2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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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기자회견에서 나토 동맹국을 아이처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웃고 있다. 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기자회견에서 나토 동맹국을 아이처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웃고 있다. 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5% 국방비 지출이란 목표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네덜란드 총리 출신인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지나친 아부가 입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과 뤼터 총장은 25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중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을 학교 운동장에서 싸우는 아이들에 비유하며 “맹렬하게 싸우는 아이들은 2~3분 동안 싸우도록 놔둔 다음에 화해시키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그러자 뤼터 총장은 “아빠(Daddy)는 때로는 강한 언어를 써야 할 때도 있다”고 맞장구쳤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에서 네덜란드로 출발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두 나라의 휴전 위반을 두고 “빌어먹을(What the f***)”이란 욕설을 쓰며 분노한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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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아부하는 모습을 풍자한 인터넷 영상. 엑스 캡처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아부하는 모습을 풍자한 인터넷 영상. 엑스 캡처


뤼터 총장은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해서도 “매우 인상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지향하는 인물이지만 필요할 경우 힘을 쓸 줄 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뤼터 총장의 ‘아빠’ 발언을 두고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토 동맹국을 스스로 지킬 수 없는 아이로 여기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부인한 뒤 “뤼터 총장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배석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기자의 질문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빠’ 발언을 두고 비판이 일자 뤼터 총장은 “실제 트럼프가 아빠라는 것이 아니라 비유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토 정상회의가 최종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모든 회원국이 국방비 증액과 집단방위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뤼터 총장의 적극적인 ‘트럼프 비위 맞추기’가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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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왼쪽) 나토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단체 사진을 찍으며 서로 쳐다보고 있다. 헤이그 로이터 연합뉴스
마르크 뤼터(왼쪽) 나토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단체 사진을 찍으며 서로 쳐다보고 있다. 헤이그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떨어뜨린 서류를 무릎을 꿇고 주워 웃음거리가 됐다.

미국과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첫 무역 합의를 맺었는데, 이를 설명하던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 정상회의에서 “카드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모욕당한 뒤 이번에는 군복 대신 정장을 갖춰 입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악관으로부터 정장을 입고 정상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군복을 입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나토 정상회의에는 재킷과 셔츠를 입어 정장을 고수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을 불사하며 비위를 맞추는 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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