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레 감사원 홈페이지 캡처
칠레에서 공무원 2만 5000여명이 병가를 부정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가운데에는 병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가거나 외국에서 유학하고 심지어 민간 기업에서 근무한 사례도 있었다.
29일(현지시간) 라테르세라·엘메르쿠리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칠레 감사원은 2023~2024년 중앙·지방정부 및 공공기관 복무 실태를 감사한 결과 788개 부처·기관 등에 소속된 2만 5000명 이상의 공무원이 병가를 부정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감사에서 병가 중 해외로 유학을 떠나거나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난 사례를 비롯해 민간 기업에서 일하거나 외국에서 자신의 창업 기업을 모니터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
도로시 페레스 구티에레스 감사원장은 “이처럼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내부 시스템과 기술력을 동원해 감사를 진행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칠레 언론에서 ‘병가 스캔들’이라고 명명한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마자 1100여명의 공무원이 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라테르세라가 보도했다. 이들 중에는 판사와 정부 부처 차관보급 고위 공무원 등도 포함돼 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태로 인해 공직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진 가운데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중앙 정부에서 병가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모든 사람은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며 여기에 예외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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