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곁에 두고도 아내 죽음 모른 시각장애인 남편… “태국에 남고 싶다”는데

시신 곁에 두고도 아내 죽음 모른 시각장애인 남편… “태국에 남고 싶다”는데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5-10-18 18:54
수정 2025-10-1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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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교통사고 낸 후 배상금 때문에 고민
독일인 남편 비자 만료…퇴직연금으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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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태국 차층사오주 한 주택에서 시각장애가 있는 독일인 남성이 택시 운전기사인 현지인 아내가 집안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아내를 기다리던 상태로 발견됐다. 사진은 아내 사망 후 자택 발코니에 앉아 있는 독일인 남성. 태국 채널7 보도화면 캡처
지난 14일(현지시간) 태국 차층사오주 한 주택에서 시각장애가 있는 독일인 남성이 택시 운전기사인 현지인 아내가 집안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아내를 기다리던 상태로 발견됐다. 사진은 아내 사망 후 자택 발코니에 앉아 있는 독일인 남성. 태국 채널7 보도화면 캡처


태국에서 시각장애가 있는 독일인 남성이 현지인 아내가 집안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아내를 기다리던 상태로 발견됐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채널7 등 현지 매체가 전했다.

태국 방콕 동쪽에 접한 차층사오주(州)의 2층짜리 주택 내부에 53세 태국인 여성이 숨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지 경찰이 출동한 건 전날 오후 6시 30분쯤이었다.

집 안 계단 옆에 목을 매 숨져 있는 여성 시신을 경찰이 확인했을 때 고인의 남편인 양쪽 눈 모두를 실명한 69세 남성은 자택 발코니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다.

부부는 1년 넘게 현재 거주지에서 월세로 살고 있었는데, 방콕에서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는 아내는 남편을 위해 2~3일치 식사를 준비해 놓고 떠나 방콕에 머물곤 했다.

아내가 집을 오래 비우게 되면 이웃에 사는 48세 여성이 집에 와 요리를 해주고 남편의 몸을 닦아주기도 하는 등 도움을 줬다.

아내가 숨져 있는 것을 처음 본 사람도 이웃이었다. 이날 남편은 집에 온 이웃에게 불을 켜달라고 했고, 이웃이 불을 켜던 중 시신을 발견했다.

남편은 경찰에 아내가 교통사고를 내고 충격에 빠진 상태로 이날 아침 집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교통사고 피해자 측에서 배상금 4만밧(약 174만원)을 요구했는데 부부에겐 당장 그만한 돈이 없었고 아내는 피해자와의 합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게 남편의 설명이다.

16년간 태국에 거주해온 남성은 체류 비자가 만료된 상태로 갱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독일에서 퇴직연금을 받아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태국 체류 기간을 연장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행정당국은 경찰과, 이민국, 독일 대사관 등과 협력해 독일에 있는 남성의 가족에게 연락하고 이후 지원 방안 등을 혐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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