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노키아 ‘대안’은 싫든 좋든 러시아

핀란드의 노키아 ‘대안’은 싫든 좋든 러시아

입력 2013-10-30 00:00
수정 2013-10-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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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가 ‘간판 기업’인 노키아 등의 몰락 속에 러시아 경제에 예속되는 모습이 갈수록 완연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FT는 핀란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온 제지 산업과 노키아가 흔들리는 와중에 러시아 기업이 다방면으로 파고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예로 러시아 국영 유나이티드 조선이 핀란드의 쇄빙선 전문 기업인 아크테크 헬싱키를 사들이는 것으로 핀란드와 러시아 언론이 동시 보도했다고 FT는 전했다.

또 핀란드 내 거부감에도 러시아 원전 제조사인 로사톰이 경영난에 빠진 핀란드 원자력 발전기업 펜노보이마 지분 3분의 1을 인수하는 것도 상기시켰다.

로사톰은 펜노보이마에 원자로도 공급한다고 FT는 덧붙였다.

핀란드는 지난 90년대 최대 교역국인 옛 소련이 무너지면서 침체에 빠지는 고통을 겪었다.

옛 소련과 1천340km의 국경을 맞댄 핀란드에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이 거대한 이웃 나라에 대한 불안을 떨치지 못한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러나 핀란드 지도층은 밀접한 관계가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이위르키 카타이넨 핀란드 총리는 오슬로의 노르딕 정상회담 와중에 가진 FT 회견에서 “러시아가 핀란드를 옥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러시아가 많이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외국 자본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핀란드는 유로국 가운데 유일하게 3대 신용평가기관에 의해 최고 등급과 함께 ‘안정적’인 신용 전망도 부여받고 있지만, 노키아와 제지 산업이 흔들리면서 경제도 예전 같지 않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핀란드의 또 다른 상징인 프로 아이스하키팀 조커릿이 최근 러시아 재벌 컨소시엄에 팔려 내년부터는 러시아가 관장하는 프로 하키 리그에서 뛰게 된 것도 핀란드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FT는 전했다.

더욱이 조커릿을 사들인 컨소시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로 구성돼 핀란드 내 반감을 더욱 높였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경제 현실은 그렇지 않아 올 들어 첫 7개월간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은 한해 전보다 4% 줄어든 반면 대러시아 수출은 1% 증가한 것으로 핀란드 세관이 집계했다.

핀란드를 방문하는 러시아인도 크게 늘어 핀란드가 비자 발급 서비스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핀란드 내 러시아 어 사용도 갈수록 늘어 이 추세로 가면 2050년에는 러시아 어 인구가 더 많아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연립정부 각료 간에 러시아와의 원전 협력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는 등 여전히 마찰이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타이넨 총리는 “로사톰이 핀란드 진출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을 때 우려했던 만큼의 반발이 나오지 않았음이 이전과는 다른 현실”이라고 FT에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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