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도, 30도… 벌써 끓는 러시아, 북극 앞마당 덮친 ‘자연의 역습’

31.4도, 30도… 벌써 끓는 러시아, 북극 앞마당 덮친 ‘자연의 역습’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06-18 20:44
수정 2020-06-1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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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년 만에 6월 17일 기준 최고 기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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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한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고온을 기록한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콜로멘스카야 공원에 여성들이 짧은 옷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31.4도까지 올라간 이날 기온은 1800년대 말부터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6월 17일 기온으로는 최고치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이례적으로 한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고온을 기록한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콜로멘스카야 공원에 여성들이 짧은 옷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31.4도까지 올라간 이날 기온은 1800년대 말부터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6월 17일 기온으로는 최고치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북부서도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아 ‘몸살’
“시베리아 산불·기름유출로 온난화 가속
해충 번식으로 환경파괴 악순환 이어져”


러시아 북극권에서 최악의 산불과 기름유출 사고 등이 잇따르며 ‘극한의 땅’ 러시아가 초여름부터 고온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러시아만큼은 올여름이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수도 모스크바는 17일(현지시간) 오후 한때 기온이 31.4도까지 올라가며 초여름을 무색하게 하는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러시아가 1800년 말부터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6월 17일을 기준으로는 최고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기상청은 모스크바와 인근 지역 기온이 당분간 30~32도를 오가는 고온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모스크바의 6월 평년 기온은 18~22도를 오르내리는 수준이었다.

이 같은 고온 현상은 모스크바뿐만 아니라 맹추위로 유명한 시베리아 등 러시아 북극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가디언은 러시아 북부 니즈냐야 페사가 지난 9일 30도를 기록했고, 하탄가는 지난달 22일 25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기간 역대 최고 기온이 12도였던 하탄가의 경우 무려 10도 이상 높은 기온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이상기온 현상의 배경에는 최근 러시아에서 잇따른 환경파괴가 자리하고 있다. 가디언은 시베리아 산불과 대형 기름유출 사태, 나방 등 해충의 창궐 등으로 이례적인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베리아는 지난해 7~9월 발생한 산불로 소실된 땅이 30만㎢에 이른다. 피해 지역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접근도 쉽지 않아 사실상 화재 진압이 불가능해 피해를 키웠으며, 당시 화재로 인한 연기가 캐나다 서부 해안까지 도달할 정도였다.

대형 산불로 인한 이 지역 일대의 기온 상승은 나방류 해충의 번식으로 이어지며 생태계가 교란되고, 침엽수의 성장도 피해를 보고 있다. 해충 전문가 블라디미르 솔다토브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방이 이처럼 빨리 번식하는 것을 처음 본다”면서 “나방 유충이 침엽수 잎을 갉아먹는데, 이 때문에 나무들이 산불에 더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북극권 최대 환경오염 사건이라는 말이 나오는 지난달 말 발생한 시베리아 발전소 기름유출 사고는 이 지역 영구동토층을 해빙시키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동토층의 얼음이 녹을 때 메탄가스가 발생하는데, 온실가스 유발력이 이산화탄소보다도 훨씬 더 높아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이상고온 현상으로 모스크바와 인근 지역에는 5등급 날씨 위험 경보 가운데 최악인 ‘적색’ 경보 바로 아래 등급인 ‘오렌지색’ 경보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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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6-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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