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 발자국이 몸으로부터 아주 끊어져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몸은 없는데 무게만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중략)//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만 잘 지낼 수 있겠지만,/마지막으로 서로를 기억하는 사람 또한/우리라서,”(우리라서)
시인에겐 빗방울 소리조차 ‘미처 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목소리’로 들린다. 섬세한 통각과 깊은 사유로 당대의 상실을 애도하는 시편들에는 ‘풍경의 전부를 사용하는’ 슬픔의 힘이 자란다. 그 힘은 ‘인간은 끝나지 않는다’는 믿음을, ‘새로운 우리’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시집 ‘아무 날의 도시’(2012)로 “서정시의 혁신”이라는 평을 받았던 신용목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08-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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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서비스 업체들이 성적인 대화, 성애물 등 ‘19금(禁)’ 콘텐츠를 본격 허용하면서 미성년자 접근 제한, 자살·혐오 방지 등 AI 윤리·규제 논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GPT-4o’의 새 버전 출시 계획을 알리며 성인 이용자에게 허용되는 콘텐츠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9금 대화가 가능해지는 챗GPT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