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자식 키우는 뱁새의 모정… 어머니는 자연이다

뻐꾸기 자식 키우는 뱁새의 모정… 어머니는 자연이다

이슬기 기자
입력 2019-03-04 17:46
수정 2019-03-05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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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 ‘오목눈이의 사랑’ 출간 “어깨수술에도 기쁘게 쓴 소설”

이순원 작가
이순원 작가
“저희 형제들은 해마다 할아버지 산소로 해맞이를 가요. 산소에 갔다가 뻐꾸기 소리를 들으니 어릴 때 참새랑 오목눈이 집 뒤지던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뻐꾸기를 키워 주는 오목눈이 입장에서 쓰는 이야기 하나, 뻐꾸기가 아프리카까지 날아갔다 오는 이야기 하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동인문학상, 황순원작가상 등을 수상한 이순원(62) 작가가 장편소설 ‘오목눈이의 사랑’(해냄)을 출간했다. 흔히 ‘뱁새’라고 불리는, 얄미운 뻐꾸기가 낳은 알을 품어 성심성의껏 기르는 그 새에 대한 이야기다. 4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지난해 회전근개파열 어깨 수술로 팔도 못 뻗는 와중에도 통증 속에서 기쁘게 썼다”며 빙긋 웃었다.

작가는 고향인 강원 강릉 대관령의 할아버지 산소에서 들은 뻐꾸기 울음소리로 시작해 이 새가 아프리카에서 1만 4000㎞를 날아와 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맡긴다는 사실, 지구를 반 바퀴 가로지르는 기나긴 여정 등에 착안해 작품을 구상했다. 자신보다 몇 배 큰 뻐꾸기의 ‘어미’로 새 생명의 탄생에 일조하는 오목눈이의 눈물겨운 모정과 모험을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문장으로 담아냈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자기보다 작은 오목눈이 어미가 날라다 주는 먹이를 염치도 없이 먹는 ‘얄미운 새’가 우리가 가진 뻐꾸기에 대한 통념이다. 작가는 이를 어떻게 봤을까. “뻐꾸기가 아프리카에서 다시 돌아오는 것도 자길 키워 준 오목눈이의 모습을 기억해서래요. 뻐꾸기와 어미새 사이에 자라는 동안 가졌던 정이 있지 않을까, 뻐꾸기의 DNA 안에는 자기를 키워 준 새에 대한 좋은 느낌을 갖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는 책 끝에 “내가 본 것은 그 안에 깃들어져 있는 자연의 지극한 모성”이라며 “자연이 어머니고, 어머니가 자연이다”라고 썼다. 소설은 애니메이션·게임 전문 제작사인 드림리퍼블릭에서 제작을 맡아 애니메이션 영화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9-03-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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