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내용 담은 ‘중력과 은총’ 이어
‘일리아스…’ ‘신의 사랑…’ 잇단 번역 출간
시몬 베유
이 책은 삶을 밑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에 맡겨진 인간의 불행과 초자연의 빛인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기독교적 내용을 담았다. 베유는 고통의 이유를 설명하려 한다거나 ‘모든 일을 관장하는 신의 섭리가 있다’는 식의 믿음을 통해 종교에서 위안을 얻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을 ‘실재’로 인정하고 그 자체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한 그는 진보에 대한 믿음이나 세계가 완벽해질 수 있다는 유토피아적 관념도 현실을 투명하게 바라보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세계를 능동적으로 변혁시킬 가능성을 부정하는 이런 주장은 유럽 사회가 믿어 온 합리성과 진보가 전쟁을 통해 무너져 버린 시대 상황을 반영한다.
2021-12-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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