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시인’ 문인화가 김주대 시인이 그린 이 그림에는 소담스러운 목련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화사하게 피지만 질 때는 무참하게 지는 꽃, 목련. 목련이 일시에 피어날 때는 마치 축포처럼 ‘탕탕’ 소리를 내며 터지는 것 같다. 꽃을 받아서 한 그릇 간직하고 싶었다는 시인은 목련 꽃잎이 마치 아기 발바닥을 닮았다고 말한다. 목련꽃이 진 자리마다 아기가 걸어 다닌다. 꽃이 필 때는 어느 날 갑자기 피어나지만, 지고 나면 아기의 발바닥 같은 꽃잎들이 나무 아래 풍성하다. 시인은 “목련이 필 때는 소리를 들으러 오고, 졌을 때는 아기의 걸음을 보러 오라고 그린 그림”이라고 설명한다. 책에 담긴 120점의 문인화에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을 소재로 시와 그림의 농밀한 대화가 이어진다. 응축된 시적 언어는 간결한 그림으로 완성돼 보는 이에게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준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2021-12-31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글로벌 AI 서비스 업체들이 성적인 대화, 성애물 등 ‘19금(禁)’ 콘텐츠를 본격 허용하면서 미성년자 접근 제한, 자살·혐오 방지 등 AI 윤리·규제 논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GPT-4o’의 새 버전 출시 계획을 알리며 성인 이용자에게 허용되는 콘텐츠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9금 대화가 가능해지는 챗GPT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