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잔병 멍에·진영논리 덧씌워
사회적 낙인·편견에 시달리는
천안함·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피해자 되기 간단치 않은 한국
폭력성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김승섭 지음/난다/268쪽/1만 5000원
서울신문 DB
2010년 4월 24일 천안함 함수가 바지선에 실려 평택 제2해군함대로 떠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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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이 폭침 당일에 한정된 용어가 아니라 그 이후 천안함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태도를 모두 포괄하는 단어가 돼야 마땅하다.” 성소수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세월호 피해자, 결혼이주여성, 소방관 등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 약자들의 건강을 들여다본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가 천안함 사건 생존 장병들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피해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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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함께하던 이들과 한순간에 생사가 갈려버린 천안함 생존 장병들과 세월호 생존 학생들 사이엔 극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면서도 사망한 희생자들에 가려져 주변에조차 솔직히 아픔을 털어놓기 어려웠고, 극단적인 진영 논리에 갇혀 오히려 더 상처받는 시간들을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아픔을 똑바로 들여다보고 이들에게 치유의 시간을 주는 우리 사회를 두 사건 피해자들은 지금도 바란다. 사진은 2010년 4월 7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생존 장병들이 환자복을 입고 앉아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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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특히 괴롭힌 건 ‘패잔병’이라는 낙인이었다. 배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을 잃은 이들에게 사망자의 시신 확인, 유품 수습 지시가 내려오기도 했고, 국군수도병원에서 밤마다 헌병 조사를 받으며 배가 가라앉은 이유를 추궁받고 복무 태만이 있었던 건 아닌지 거듭 자책해야 했다. 김 교수는 사건이 일어난 지 열흘 만에 최원일 당시 천안함 함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해야만 했던 상황이 이들에게 패잔병 멍에를 지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꼬집는다. 환자복을 입은 장병들은 동료를 지키지 못한 나약한 몸들로, 전투복을 입은 최 전 함장은 개인이 모든 책임을 지는 모습으로 비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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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해경해난구조대(SSU)와 해경이 침몰된 세월호를 잠수수색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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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함께하던 이들과 한순간에 생사가 갈려버린 천안함 생존 장병들과 세월호 생존 학생들 사이엔 극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면서도 사망한 희생자들에 가려져 주변에조차 솔직히 아픔을 털어놓기 어려웠고, 극단적인 진영 논리에 갇혀 오히려 더 상처받는 시간들을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아픔을 똑바로 들여다보고 이들에게 치유의 시간을 주는 우리 사회를 두 사건 피해자들은 지금도 바란다. 사진은 2014년 7월 16일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도보 행진을 한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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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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