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아빠 잃고 빚 떠안은 아이… 이때 법률구조공단 도움 필요하죠”

“졸지에 아빠 잃고 빚 떠안은 아이… 이때 법률구조공단 도움 필요하죠”

백서연 기자
백서연 기자
입력 2025-06-24 00:03
수정 2025-06-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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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찬 ‘공단 공익법무관’ 인터뷰

사회·경제적 약자 법률 소송 대리
“미성년자 사건은 직접 만나 상담
일부 부유층 공단 악용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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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찬 대한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이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법률 소송을 대리하는 공단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본인 제공
권예찬 대한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이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법률 소송을 대리하는 공단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본인 제공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갑자기 수천만원 빚을 중학생 아이가 떠안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막막할까요. 이런 절박한 현실을 도와주는 게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보람이에요.”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2년차 공익법무관으로 복무 중인 권예찬(32·변시 12회) 변호사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맡았던 ‘친권자 지정 심판’ 사례를 들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역할을 설명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법률 소송을 무료 또는 소액으로 대리해 주거나 법률 상담 등을 제공하는 법무부 산하 기관이다.

권 변호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끊기고 단독 친권자였던 아버지가 사망한 후 수천만원의 빚을 떠안게 된 중학생 A양을 대리하는 과정에서 친오빠를 후견인으로 지정하는 결과를 끌어냈다. A양은 수천만원의 빚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친권자 지정 심판은 이혼이나 혼외자 신분, 친권자가 사망하는 등의 사유로 친권자 변경이 필요하거나 친권자 공백이 생긴 미성년자에 대해 법원에 이를 지정 또는 변경해 달라고 청구하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미성년자 사건을 맡을 때는 반드시 아이의 말을 직접 듣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은 소송 자체에 위축되고 사회복지사 등 담당 공무원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얘기를 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법무관으로 일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사건으로 동성 간 강제추행 건을 꼽았다. 피해자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술에 취한 남성 손님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당시 담당 수사관은 ‘남자끼리인데 문제될 게 있나’라는 식으로 임했고 피해자는 위축된 상태였다고 한다. 권 변호사는 조사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안심시킨 뒤 수사관에게도 발언에 주의해 달라고 요구해 원만하게 조사를 마쳤다고 했다.



다만 권 변호사는 사회적 약자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공단을 악용하는 사례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기초생활수급자 유형으로 접수되는 사건을 맡고 보면 고급 외제차를 타거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공단의 한정된 자원과 인력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06-24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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