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공무원·교사도 돈 받고 노조 활동… 일부는 불만 폭증, 왜?

[추신]공무원·교사도 돈 받고 노조 활동… 일부는 불만 폭증, 왜?

유승혁 기자
유승혁 기자
입력 2024-11-02 17:00
수정 2024-11-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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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공무원·교원 타임오프제 의결
행정 절차 거쳐 이달 하순부터 사용 예정
법안 도입 2년 5개월만… 노사정 첫 합의
한도는 민간 기업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쳐
공무원·교원 노조 반발… “반쪽짜리 대책”

<편집자주> ‘추가로 신문에 내주세요’를 줄인 ‘추신’은 편지의 끝에 꼭 하고 싶은 말을 쓰듯 주중 지면에 실리지 못했지만 할 말 있는 취재원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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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공무원 근무시간면제 심의위원회 11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가 근무시간 면제(타임오프) 한도 의결 과정에 대한 규탄 발언을 하던 중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공무원 근무시간면제 심의위원회 11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가 근무시간 면제(타임오프) 한도 의결 과정에 대한 규탄 발언을 하던 중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공무원과 유·초·중등 교사, 대학교수들도 돈을 받으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공무원·교원 노조 근무시간 면제(타임오프) 한도를 최종 의결했기 때문입니다. 그간 노조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휴직 등을 감수해야 했던 노조 전임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타임오프는 노조의 교섭 활동을 유급 근로 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2022년 5월 공무원·교원노조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도입됐습니다. 경사노위에서 세부 내용을 논의해 지난해 말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노정 간 갈등이 첨예해 지금까지 미뤄져 왔습니다.

공무원·교원 노조도 민간 기업처럼 노조 활동을 ‘근무’로 인정받게 되며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사회적 대화가 결론을 맺으면서, 지금이 노사정 대화를 위한 적기라는 기대감도 나옵니다. 타임오프 합의를 이끈 경사노위의 최대 쟁점은 정년연장 등 고령 근로자들의 계속고용 문제로 옮겨갈 전망입니다.

하지만 타임오프 합의를 두고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최대 쟁점이던 ‘근무시간 면제 한도’가 민간 기업의 절반 수준으로 결정됐기 때문입니다. 노조 측은 민간 기업 대비 90%가 면제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편향 입법’, ‘반쪽짜리 대책’ 등의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타임오프 한도를 확대하라는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 민간 대비 51% 수준… 일부 불만 폭증
민주노총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정책이 반영”
교사 등 교원 노조, 민간 대비 49% 수준 결정
전교조 “절반은커녕 40%도 확보 어려울 것”
교총 “이번 합의는 편향 입법이자 차별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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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오전 공무원 근무시간면제 심의위원회 11차 전원회의가 열린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논의 중인 타임오프 한도 범위에 대해 비판하며 관련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오전 공무원 근무시간면제 심의위원회 11차 전원회의가 열린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논의 중인 타임오프 한도 범위에 대해 비판하며 관련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신문DB
서울신문DB


우선 공무원 노조는 민간 기업의 51~52% 수준으로 결정됐습니다. 조합원 규모에 따라 8단계로 나뉩니다. 공무원 노조 중 다수가 해당하는 ‘조합원 300명 이상 699명 이하’의 경우 연간 최대한도는 2000시간, ‘700명 이상 1299명 이하’의 경우는 4000시간의 타임오프가 부여됩니다. 조합원 300~699명인 조합이라면 2000시간을 전임자 한 명이 써도 되고, 두 명이 나눠 쓸 수도 있습니다.

노동계는 타임오프 총량이 부족하다고 반발했습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내고 “공무원 타임오프 한도는 민간 사업장에 한참 못 미치는 결정”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정책이 경사노위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공무원의 공적 특성을 고려해 민간의 절반 수준으로 정했다. 공무를 집행하기 때문에 민간과 같게 면제 한도를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관계자는 “노조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합의다. 정부는 노사관계 특성을 반영한 수정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교원 노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면제 한도는 민간 기업의 49% 수준으로 결정됐습니다. 조합원 규모에 따라 9개 구간으로 나뉩니다. 조합원 99명 이하는 연 최대 800시간 이내를 비롯해 100~299명 최대 1500시간, 300~999명 최대 2000시간, 1000~2999명 최대 4000시간입니다. 3만명을 넘으면 최대 2만 5000시간이 부여됩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반쪽짜리 합의’라며 반발했습니다. 전교조는 성명서를 내고 “교원노조는 각 시도 별로 조합원 3000명이 넘어서야 간신히 민간 대비 절반 이상의 타임오프를 확보하게 된다”며 “일부 소규모 시도교육청 단위 교원노조의 경우 절반은커녕 40%를 밑도는 수준밖에 확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타임오프 대상에 교사노조, 전교조 등 교원노조만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교총은 노조가 아닌 교원 단체로 분류됩니다. 교총은 “타임오프는 교원노조만의 절대적 권리가 아니다”라며 “(이번 합의는) 편향 입법이자 차별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 등 행정 절차를 거쳐 현장에서는 이달 하순부터 타임오프를 사용하게 될 전망입니다. 고시 2년 후 경사노위에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향후 재심의를 준비하는 규정도 담겼습니다. 이번 합의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산물이지만, 논의 과정이나 결론에 대한 노동계 반발이 계속돼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수많은 갈등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노사정의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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