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재계의 신흥강자 <6>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주요 인맥들
동문과 교류 없는 자발적 ‘아싸’
2000년대 공유한 SM출신 영입
송치형 두나무 회장과도 긴밀
방 의장은 서울대 미학과에서도 다른 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요즘 말로 ‘아싸’(아웃사이더)였다. 그와 같은 시기 대학을 다닌 변희재(94학번)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학교 다니는 동안 이름을 들은 적은 있지만 한 번도 만나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방 의장과 선후배로 알고 지낸 이승규(94학번) 더핑크퐁컴퍼니 부사장도 “졸업 뒤 한동안 연락했지만 최근엔 연락한 적이 없다”며 “방 의장은 대학 시절에도 다른 학생과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1994년 유재하 음악경연에서 동상을 받은 대학생 방 의장에게 먼저 접촉해 프로듀서의 길을 걷게 했다. 방 의장 인맥은 대부분 박 대표와 연결돼 있다. 최근 박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With my teacher, brother & best friend(내 선생님이자 형, 가장 친한 친구와)”라고 쓰기도 했다.
2000년대 초부터 방 의장과 고락을 함께했던 엔터 업계 인맥들은 대부분 하이브에 들어와 있다. 이들은 각자 기획사를 차려 신인 그룹들을 배출해 성공시킨 뒤 현재는 하이브 소속 레이블(음반 기획사)로 합류했다. 모두 SM엔터테인먼트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걸그룹 ‘여자친구’, ‘르세라핌’을 성공시킨 소성진(48) 쏘스뮤직 제작 총괄은 2002년까지 SM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의 매니저로 일했다. 방 의장의 빅히트 창업 초기부터 친구이자 동업자로 함께했다. 2012년엔 빅히트와 공동 프로젝트로 걸그룹 ‘글램’을 데뷔시켰지만 성공시키진 못했다.
보이그룹 ‘세븐틴’을 선보인 한성수(53)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작 총괄은 가수 보아의 매니저 출신이다. 손담비와 ‘애프터스쿨’, ‘오렌지캬라멜’, ‘아이즈원’ 등 다수 아티스트의 기획과 제작, 매니지먼트를 맡았다. ‘뉴진스’로 방탄소년단(BTS) 없는 하이브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SM엔터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8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까지 오른 업계 실력자다. 2021년 레이블 어도어를 설립, 2022년 뉴진스를 데뷔시켰다.
방 의장과 방준혁(56) 넷마블 의장이 사촌이라는 얘기는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둘은 사업을 시작한 뒤 서로를 알게 됐으며 혈연보다는 각자의 사업 방향성에 공감해 협력 관계를 맺었다. 넷마블은 현재 하이브의 지분 12.0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방 의장은 송치형(45) 두나무 회장과도 밀접한 협력 관계다. 두나무는 하이브 지분 5.5%를 보유한 4대 주주이며 두 회사는 2022년 합작법인 레벨스를 세워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24-03-19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