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다큐] 노년의 불편을 이해하다… 용산 ‘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 노인생애 체험센터’
노인체험 참가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코스인 계단 내려가기. 특수 장구로 감싼 ‘노인의 몸’으로는 한 걸음씩 내려가는 것도 지지대를 잡지 않으면 쉽지가 않다.
노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젊은 사람들이 결코 알 수 없는 노년의 불편함이란 어느 정도일까.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안에 있는 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 노인생애체험센터(이하 노인생애체험센터)는 노인 이전의 세대에게 노인을 직접 이해시키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체험을 통해 노인을 올바로 이해하고, 노인들을 위한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하루 두 번.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마련돼 있다. 처음에는 요양보호사 희망자, 간호사, 복지 관련 전공자 등 노인 문제와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참가 신청을 했는데 요즘은 일반 기업체 신입사원이나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관절 부위에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억제대와 손발에 각각 모래주머니를 차면 매사에 몸동작이 자유롭지 못하다.
팔다리가 무거운 노인들은 팔걸이가 있고 바퀴가 달린 의자가 편리하다.
손잡이가 있는 그릇이나 홈이 패어 있는 그릇이 노인들이 잡기에 편하다.
눈이 나쁜 노인들은 작은 글씨 탓에 음료수의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것조차 힘들다.
노인체험 참가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과정은 계단 코스이다. 특수 장구로 노인으로 변신한 몸으로는 한 걸음씩 내려가는 것조차 지지대 없이는 쉽지 않다. 서은석(21)씨는 “계단 경계가 잘 안 보여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며 “둔해진 몸에 눈까지 침침하니 금방이라도 사고를 당할 것 같다”고 느낌을 말했다.
횡단보도는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빈번한 곳이다. 걸음이 느린 노인들은 달려오는 차를 피하기는커녕 인식하는 것도 쉽지 않다.
두 시간 정도의 짧은 체험이지만 참가자들에게는 ‘미래의 나’를 대면한 소중한 공간이었다. 백 마디 말이 필요없이 노인을 위한 배려와 이해가 얼마나 당연한 것인지. 생각에 잠긴 모두의 얼굴은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020-07-2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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