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블로그] 한국축구 반면교사로 정동영 민주당 살릴까

[여의도 블로그] 한국축구 반면교사로 정동영 민주당 살릴까

입력 2010-02-12 00:00
수정 2010-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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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32년 만에 중국에 완패했다. 냉정하게 돌이켜 보면 중국전 패배는 지난 7일 홍콩전에서 잉태됐다. ‘약체’ 홍콩에 5-0 완승을 거뒀지만 내용은 엉망이었다. 전반에 4골을 넣은 이후 후반전 경기는 고교축구 대회만도 못 했다. 우리 대표팀이 잘해서가 아니라 홍콩이 너무 못해서 이긴 것이다.

요즘 민주당에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축구 대표팀의 ‘홍콩전 착시’ 현상과 비슷하다. 이명박 정부의 실책이 크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야당을 대신해 대통령과 싸우고 있으니 지방선거에선 국민이 ‘당연히’ 민주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과연 그럴까? 대통령 지지율은 50%를 육박하고, 현직 한나라당 시·도지사의 지지율은 민주당 예비 후보들보다 20%포인트 이상씩 앞서 있다. 더구나 “제1야당이 지지자들에게 해준 게 뭐 있냐.”는 물음에 민주당은 답할 게 별로 없는 상황이다.

“상대의 실수로 얻은 승리는 승리가 아니다.” 10일 밤 만난 정동영 의원의 말이다. 정 의원은 11일 아침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복당 신고를 했다.

라이벌인 정세균 대표가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며 흩어졌던 민주개혁세력이 힘을 합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꽃다발을 전했다. 정 의원은 “지난 10개월 동안 의총에 정말 참석하고 싶었다. 얼마나 귀한 자리인지 실감했다.”며 감격해했다. 낮은 자세에도 불구하고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는 여전하다. 앞으로 벌어질 당권·대권 후보 경쟁의 핵심이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지리멸렬한 한국 축구 대표팀에 영국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과 이청용이 가세하면 새로운 팀이 된다. 미드필더인 두 선수는 해외파라고 해서 우쭐대지 않는다. 상대가 약하든 강하든 항상 쉬지 않고 뛴다. 발군의 돌파력으로 골대 앞까지 치고 들어가지만 동료가 더 좋은 위치에 있다면 지체 없이 패스한다. 10개월 만에 복귀한 정 의원이 민주당의 박지성·이청용이 되느냐, 골 욕심에 골대 앞에서만 얼쩡거리는 ‘말년 병장’이 되느냐는 순전히 그의 결심과 행동에 달렸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2-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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