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의장 “山重水複 無一村 국민 이해해 줄 것” 직권상정 굳힌 듯

박희태 의장 “山重水複 無一村 국민 이해해 줄 것” 직권상정 굳힌 듯

입력 2011-11-19 00:00
수정 2011-11-1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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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수복 무일촌·첩첩산중 물이 겹겹이라 마을이 없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 대한 본회의 직권상정 여부와 관련, “많은 국민들이 이해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직권상정 의사를 내비쳤다. 박 의장은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비준안을 직권상정 후 표결 처리했을 때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더 중재할 수 있는 수단도 없고 방법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통위 생략 최종적으로 얘기하면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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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에 잠긴 박 의장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소속 우윤근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눈을 감은 채 상념에 잠겨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상념에 잠긴 박 의장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소속 우윤근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눈을 감은 채 상념에 잠겨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박 의장은 또 ‘중재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시간을 끄는 게 나은가, 빨리 처리하는 게 나은가.’라는 물음에는 “카드가 없다고 손을 빼면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이 비준안에 대한 직권상정을 결심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조만간 박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준안 처리 절차에 대한 기류 변화도 감지됐다.

박 의장은 그동안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요구 가능성에 대해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통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는 “(한나라당이) 중간(외통위 통과)을 생략하는 게 좋은지 판단해서 저한테 최종적으로 그걸 얘기하면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FTA 협상 22조는 우리가 재협상을 요구하면 상대방이 반드시 응하도록 돼 있다. 이미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장관 서명을 받아 올 필요가 있나. 이해할 수 없고 그 대목이 제일 섭섭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 DJ 통 큰 정치 닮아야”

박 의장은 또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당선 공약이었던 중간평가를 놓고 대치 정국이 형성됐을 때 당시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청와대를 방문한 뒤 국익을 앞세워 중간평가를 취소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김 전 대통령 같은 통 큰 정치인이 돼 달라.”면서 “김대중 선생이 그립다. 지금 계신다면 뛰어가서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중국 남송 시대 육유(陸游)라는 시인의 한시 중 ‘산중수복 의무로 유암화명 우일촌’(山重水複 疑無路 柳暗花明 又一村·첩첩산중에 물이 겹겹이라 길이 없을 성싶어도 버드나무 흩날리고 꽃이 피어오르는 그곳에 또 다른 마을이 있다) 구절을 인용한 뒤 “항상 우일촌을 믿지만 이번에는 무일촌(無一村·촌이 없다)이다. 이게 내 심정”이라며 여야 협상이 무산된 데 대한 허탈감을 토로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1-11-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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