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1주기, 김일성 때보다 ‘차분’

北 김정일 1주기, 김일성 때보다 ‘차분’

입력 2012-12-06 00:00
수정 2012-12-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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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1주기(12월17일)를 10여 일 앞두고도 아직 공식적인 추모 행사를 열지 않는 등 과거 김일성 주석 1주기 때보다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5일 김정일 위원장 1주기 관련 내부 첫 소식으로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노동자들의 반향을 전했고, 6일에는 평안북도의 일꾼과 군 장병, 학생들이 도 혁명사적관을 연일 참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초부터 여러 나라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추모하고 회고하는 각종 위원회와 모임이 결성되고 사진전과 토론회 등 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꾸준히 선전하고 있지만, 정착 내부에서 공식 추모 행사가 열렸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이 1995년 김일성 주석 1주기(7월8일) 약 보름 전인 6월 말에 영화상영순간을 시작으로 공식 추모 행사를 잇달아 개최했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당시 북한은 6월26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일성 사망 1주 영화상영순간(旬間) 중앙개막식’을 열고 7월11일까지 전국의 모든 영화상영 단위에서 김일성을 추모하는 영화를 상영했다.

북한은 또 같은달 27일 조선미술박물관에서 김 주석을 추모하는 중앙미술전시회를 개막했고, 29일에는 ‘수령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네’라는 추모곡을 새로 내놓기도 했다.

이어 7월1일부터는 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을 시작으로 문학예술, 사회과학, 교육, 출판보도, 사회안전, 철도 운수 등 분야별로 김일성 주석을 추모하는 ‘연구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이같이 최근 김정일 1주기를 앞두고 북한이 보이는 모습이 김일성 1주기 때와 상당히 다른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김정일 위원장은 ‘삼년상’을 하겠다고 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며 “김 제1위원장의 생각과 행동은 부친 세대의 유교적이고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즉 부친보다 젊은 나이에 집권했고 외국 유학 경험도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각에 맞춰 북한이 김정일 1주기를 비교적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시대에 북한이 겪은 ‘고난의 행군’ 등이 주민들에게 그다지 좋은 기억이 아니기 때문에 김정일 1주기 추모 분위기를 김일성 1주기 때만큼 대대적으로 선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은 부친의 권위에 의존해 통치했기 때문에 김일성 주석 1주기 추모 행사를 부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동안 미래지향적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1995년처럼 오랜 기간 추모 행사를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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