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5개월간 진행한 한국식 ‘노변담화’ 마무리
이 대통령이 18일 임기 중 라디오ㆍ인터넷 연설을 마무리했다.오는 25일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제109차를 끝으로 4년 5개월간 거의 빠짐 없이 월요일 오전 격주로 국민을 찾아간 라디오 연설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고별연설’에서 “저의 진심은 물론 우리 국민의 땀과 눈물,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가 모두 담겨있다”면서 “이 방송은 훗날 이명박 정부 5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대의 거울로 남으리라고 믿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실제 한 달에 두 번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7분가량 국민에게 직접 얘기를 전달함에 따라 정치ㆍ경제를 비롯한 사회 거의 모든 분야의 현안을 총망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디오 연설 녹음이 있는 날이 돌아오면 연설기록비서관실을 포함한 전 수석실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벌어졌던 크고 작은 일들을 취합하고 주제를 정하느라 ‘마감 전쟁’을 벌여야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저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하는 통로였다”면서 “천안함 46용사를 떠나보내며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의 이름을 부를 때는 목이 메고 가슴이 저렸다”고 회고했다.
또 새벽 농수산물 시장에서 만난 한 노점상 할머니를 도우려 하자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 달라”면서 이 대통령의 소매를 잡고 다른 가게로 향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미국의 ‘노변담화’(fireside chat)의 한국판 버전으로 출발했다.
미국은 대공황을 겪던 지난 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벽난로 옆에 앉아 편하게 얘기하듯이 라디오를 통해 불황 극복을 위한 국민적 단합을 호소한 대국민 소통방식이다.
취임과 동시에 찾아온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같은 해 10월13일부터 ‘소방수’로 직접 나선 것이다.
이후 ▲활기찬 시장경제 ▲성숙한 세계국가 ▲사회통합ㆍ공정사회 ▲국민의 생명과 안전ㆍ안보 ▲미래의 희망ㆍ도전과 성취 등을 주제로 국민에 희망감을 불어 넣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재임 동안 국가신용등급이 오르고, 세계 무역 7대 강국으로 올라선 사실을 자랑스럽게 꼽으며 국민의 덕으로 돌렸다.
또 올해 태어난 아기가 성인이 되는 2030년의 대한민국은 이탈리아나 일본, 영국, 프랑스와 같은 쟁쟁한 선진국보다 더욱 살기 좋을 것이라는 외국 권위지의 전망에도 자랑스러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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