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외풍 차단 역부족” 이임사 파장

양건 “외풍 차단 역부족” 이임사 파장

입력 2013-08-27 00:00
수정 2013-08-2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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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는 개인적 결단” 소회 불구 캠프출신 위원 임명 이견 시사…靑 “유임 결정 후 자진사퇴 유감”

양건 감사원장은 26일 “재임 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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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건 감사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 도중 고개를 숙이고 미간을 찌푸린 채 안경을 매만지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양건 감사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 도중 고개를 숙이고 미간을 찌푸린 채 안경을 매만지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양 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제1별관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인 장훈 중앙대 교수를 공석인 감사위원에 임명하려고 했으나, 자신은 이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양 원장은 (장 교수가) 정치적으로 인수위 출신이고, 대선에 도움을 주었던 사람을 앉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적인 사람 아니냐’는 의견이었고 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면서 “(감사위원)임명제청에 있어서 좀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감사원장 직무의 계속적 수행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이르렀다”면서 “이는 개인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뭐니 뭐니 해도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면서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정부 교체와 상관없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 동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 왔다”면서 “이 책무와 가치를 위해 여러 힘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고 다짐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업무 처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새 정부에서는 양 원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유임을 결정했지만 자신의 결단으로 스스로 사퇴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양 원장이 감사위원 임명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끝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 등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최여경 기자 cky@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3-08-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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