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태국과 北도발 대응 협력논의, 필리핀에 한국인 안전 요청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10여개 국가 및 지역 기구와 잇따라 회담을 하고 한반도 정세와 양자 현안 등을 논의했다.윤 장관은 이날 필립 해먼드 영국 외교장관과 올해 들어 두 번째 한·영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 장관은 다음 달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사회가 단합해서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먼드 장관은 영국도 긴밀한 협력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영국이 영주권·비자를 지니고 있거나 방문 횟수가 잦은 특정국 국민에게 입국절차를 간소화하는 여행자등록제도(RTS)에 한국을 포함하기로 최근 결정한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윤 장관은 돈 프라뭇위나이 태국 신임 외교장관과 만나서도 “태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 건설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긴밀한 협력을 요청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한국·태국 외교장관의 회담은 지난 8월 하순 돈 장관의 취임 후 처음으로, 양 장관은 앞으로 상호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 국민이 많이 체류하는 필리핀과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윤 장관은 최근 한국인의 범죄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안전 확보를 위해 각별한 협조를 요청했다.
윤 장관과 앨버트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교장관은 오는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최근 남아시아·인도양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는 스리랑카의 망갈라 사마라위라 외교장관과도 회담하고 방산·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이달 초 취임한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루이스 마시우 외교장관과 만나 지난 2008년 이후 중단된 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중남미·카리브 33개국의 지역 기구인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의 전·현·차기 의장국 등 대표들과의 회담에서는 한·CELAC 외교장관회의 이외의 고위급 회기간 회의를 연례화하는 데 합의했다.
윤 장관은 이밖에 아랍연맹·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국 및 지역 기구와도 만나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난민 위기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윤 장관은 이번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린 기후·에너지에 관한 주요경제국포럼(MEF) 외교장관 세션에 참석해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 이행을 위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은 우리나라에 본부를 둔 녹색기후기금(GCF)이 올해 11월 첫 사업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신기후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기후재원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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