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희생장병 어머니 “다시는 이 땅에 아픔이 없기를”

연평도 희생장병 어머니 “다시는 이 땅에 아픔이 없기를”

입력 2015-11-23 15:01
수정 2015-11-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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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서정우 하사 모친 김오복씨…”단호한 결의 가져야” “北 무모한 도발이 한 가정에 치명적인 아픔 줬는지 실감”

“말년 휴가를 받은 아들이 제게 전화를 걸어 ‘엄마, 지금 나가요’라고 했죠. 지금도 그 목소리가 생생한데 불과 3시간 만에 그렇게 될 줄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당시 21)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55)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는 23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광장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도발 5주기 행사에 참석하고 기자들을 만나 5주기를 맞은 소회를 털어놨다.

김 씨는 “정우는 어릴 적부터 꿈이 많았고 ‘세상에서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며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며 “아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서정우 하사는 말년 휴가를 받아 연평부대에서 나오던 중 북한군의 포격 소식을 듣고 급히 전투 현장으로 달려가다가 포탄 파편에 맞아 전사했다. 어머니 김 씨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집으로 간다’고 말한지 3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연평부대 중화기 중대 소속으로, 각종 화기를 능숙하게 다뤘던 서 하사는 위험 앞에서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 ‘해병대 정신’을 보여줬다.

김 씨는 “아들을 잃은 아픔은 5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이 한 가정에 얼마나 치명적인 아픔을 줄 수 있는지 늘 실감한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도발로 아들을 잃은 김 씨에게 지난 8월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육군 1사단 소속 김정원(24) 중사와 하재헌(21) 하사가 크게 다쳤다.

김 씨는 “얼마 전에도 지뢰 도발로 두 장병이 치명적인 피해를 당했다”며 “북한의 도발은 끊임없이 계속되지만 국민들은 ‘설마 내가 피해자가 되지는 않겠지’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도발만큼은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응징하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우리 아이가 억울하고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픔이 다시는 이 땅에 벌어지지 않기를, 다시는 ‘제2의 서정우 하사’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평도 포격 도발 5주기 행사에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와 정치권, 군의 주요 인사와 시민, 장병 등 4천여 명이 참석했다.

황 총리는 추모사에서 “정부와 군은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평화가 위협받지 않도록 강력한 방위역량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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