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요즈음 국회의장실을 드나들지 못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 선진화법 직권상정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새누리당 원내 실무진인 조 원내수석에게 금족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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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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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선진화법 등 놓고 鄭의장과 관계 악화
이는 국회 선진화법·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둘러싸고 불편해질 대로 불편해진 정 의장과 친정 새누리당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앞서 지난달 16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직권상정 촉구 결의문을 들고 의장실을 방문했을 당시 조 원내수석은 의장과 설전 끝에 “의장 공관으로 쳐들어갈 수 있다”고 농반진반 건넸다. “이럴 시간에 야당과 합의하려고 노력하라”고 훈수를 두던 정 의장도 “그런 말 하려면 (조 원내수석은) 오지 마소(마시오)”라고 맞받았다. 이날 정 의장은 의장실을 박차고 나갔다.
의장실 관계자는 “정 의장은 18대 국회 말인 2012년 선진화법 통과 당시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며 법안을 반대한 당사자”라고 전했다. 조 원내수석을 비롯한 친박계 다수가 당시 선진화법을 찬성해 놓고 이제 와서 직권상정을 해 달라니 의장으로선 서운함이 쌓였을 법하다.
정 의장은 지난 22일 기자들을 만나 “그 친구 천벌받는다”며 조 원내수석을 겨냥했다. 조 원내수석이 정 의장의 광주 출마설, 국민의당 영입설로 공격하며 우회적인 압박을 하는 데 대한 심기를 표출한 것이다.
●“오지 말라 하면 방법이 있느냐”
원내수석실 관계자는 “여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야당 의원을 상임위 출석 금지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 원내수석은 “의장님이 오지 말라 하면 방법이 있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6-01-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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