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朴대통령·3당 지도부 회동… 주요 의제 살펴보니
여야 3당은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막판 의제설정과 전략 구상에 골몰했다. 새누리당은 민생·경제 부각에 초점을 맞춘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서민경제 활성화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세월호 특별법 개정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삼을 예정이다.국민의당은 19대 국회 우선 처리 법안을 제의함으로써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 구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민생·경제를 이번 회동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 가운데 북한의 핵 보유국 선언 등 안보 문제에는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날 박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 회동에 대해 “송곳회동이 아니라 국민에게 민생·경제 문제 등과 관련해 희망을 주는 회동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현기환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면담을 갖고 청와대 회동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의 만남은 우 원내대표가 광주에서 열린 당내 워크숍에 참석하는 바람에 불발돼 통화로 대체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워크숍 가는 날 의제를 조율하자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내일 회동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가 제시한 ▲민생·경제 ▲북핵 ▲국정 협력 ▲3당 대표 회동 조율 등 4대 의제가 시의적절하다는 판단하에 야당과의 ‘협치’ 구현 노력에 방점을 두고 있다. 북핵 등 안보 위기에 대해 두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는 한편 야당에서 의제로 삼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기업 구조조정,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무엇보다도 청와대와 야당이 협의를 통해 의제를 가다듬는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3당 원내대표의 의제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마련, 세월호 특별법 개정, 서민경제 활성화를 거론하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 지정 문제 등도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협치로 ‘민생국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부각하면서 전통적 지지층을 고려한 이슈도 놓치지 않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당선자 워크숍’ 직전 기자회견을 갖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언급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내일 청와대 회동에서 정중하게 건의할 거다. 독립군 후손들에게 독립군이라고 부르지 말라는 것과 같은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전·월세 대책, 청년고용 정책 등의 민생 현안을 언급하고,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도 비판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19대 국회에서 우선 처리해야 할 법안들을 제의할 방침이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세월호 특별법과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은 분명히 언급할 것”이라면서 “다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구조조정, 경제 활성화 문제에 대해 좀더 나라를 생각하면서 같이 협조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현 정무수석과의 회동 뒤 “내가 대통령을 가장 가깝게 5년을 모셔본 사람인데 국가 원수에 대한 예우가 있다”면서 “사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예우와 금도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6-05-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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